매일신문

[르포] 수능 후 첫 주말 시내 중심가, 수험생들은 어디로?

5일 오후 동성로 거리, 수험생들은 잘 찾을 수 없어
시내 번화가에 놀러 나온 수험생들은 "밥만 먹고 귀가 예정"
대부분 수험생 '집콕' 선택, 드라마·영화·채팅으로 시간 보내

수능이 끝난 첫 주말인 지난 5일 오후 8시쯤 동성로 거리 모습.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던 오후 3시쯤과 달리 동성로를 찾는 시민들이 점점 늘어났지만 수험생들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인근 노래방, 오락실 업주 역시 올해 번화가에 놀러나온 수험생들은 거의 없었다고 했다. 배주현 기자
수능이 끝난 첫 주말인 지난 5일 오후 8시쯤 동성로 거리 모습.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던 오후 3시쯤과 달리 동성로를 찾는 시민들이 점점 늘어났지만 수험생들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인근 노래방, 오락실 업주 역시 올해 번화가에 놀러나온 수험생들은 거의 없었다고 했다. 배주현 기자

"수험생 10% 할인을 내걸었지만, 수능 날부터 오늘까지 겨우 세 팀이 왔습니다. 저도 고3 자녀가 있는데, 주말에 아예 집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당부하고 장사하러 나왔습니다."

수능 후 첫 주말인 5일 오후 3시쯤 대구 중구 동성로. 수능을 끝낸 학생들이 대거 몰려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시내 번화가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청소년들이 많이 찾는 보드게임 카페, 노래방 등은 빈 방이 없을 정도로 북적일 시간대임에도 서너 팀밖에 없어 썰렁했다. 일부 수험생들은 노래방 앞에서 "어디서 놀까. 노래방보다 볼링장이 더 낫지 않겠냐"라며 거리를 서성이기도 했다.

수험생들이 바깥 활동 대신 '집콕'을 택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걱정에 시내 번화가 대신 집에서 드라마 '정주행'이나 화상채팅 모임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거리에 나온 일부 수험생들도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했다. 이날 오후 6시쯤 동성로에서 만난 고 3 A(19) 군은 "너무 심심해서 친구와 저녁 먹으러 동성로에 나왔다. PC방도 가려고 했는데, 걱정스런 마음에 저녁만 먹고 집에 갈 생각"이라고 했다.

액세서리 매장과 헬스장 등 수험생 할인을 내건 곳은 학생들의 발걸음이 아예 끊겼다. 수험표 지참 시 10% 할인을 내건 한 액세서리 매장 직원은 "지난해보다 수험생 80~90%가 줄었다. 아예 거리에 나오지 않는다.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했다.

우려했던 방역 붕괴 모습은 없었지만, 일부 장소는 여전히 방역에 구멍이 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PC방에는 70% 이상의 손님들이 아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게임을 했고, 오락실에선 학생들이 턱스크를 한 뒤 큰소리를 지르며 게임을 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음에도 직원들의 제재는 없었다.

바깥 활동에 나서지 않았던 학생들은 집에 머물렀다. 사람들이 몰리는 노래방이나 카페 대신 집에서 드라마를 보는 등 차분하게 주말을 보냈다.

한 온라인 수험생 카페에는 '수능 끝나고 뭐 하고 놀까'라는 게시글이 줄을 지었다. 대부분 학생은 '집에서 배달 음식 먹기', '그동안 못 봤던 드라마 정주행하기', '게임기 사서 오락하기' 등의 반응을 보였다. 친구들과 화상채팅으로 만나 아쉬운 마음을 달래겠다는 수험생도 있었다.

올해 수능을 치른 B(19) 양은 "코로나19 걱정으로 바깥 활동은 아예 생각도 안 했다. 면접과 논술 등 남은 전형이 있어 몸을 더 사리게 됐다. 이대로 보내긴 아쉬워 친한 친구 4명과 각자 치킨을 시킨 뒤 화상채팅 앱으로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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