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해발 3160m서 케이블카 고장…갇힌 채로 "해피뉴이어"

지난 1일 미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의 샌디아 파크에 설치된 케이블카에 갇힌 직원 21명의 구조 당시 모습. 사진 트위터 ABQJournal 캡처
지난 1일 미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의 샌디아 파크에 설치된 케이블카에 갇힌 직원 21명의 구조 당시 모습. 사진 트위터 ABQJournal 캡처

미국 뉴멕시코주의 한 유명 관광지에 설치된 케이블카가 해발 3160m 산 정상에서 고장나는 바람에 케이블카에 타고 있던 직원 21명이 공포와 추위 속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즈(NYT), ABC방송, 데일리 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밤 10시쯤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의 샌디아 파크에 설치된 케이블카 2대가 작동 이상으로 멈췄다.

당시 2대의 케이블카 안에는 총 21명이 있었다. 한 대에는 산 정상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교대근무를 마친 직원 19명과 케이블카 회사 직원 1명이 타고 있었고, 다른 한 대에는 케이블카 직원 한 명이 홀로 탑승해 있었다.

직원들이 케이블카에 갇혀있던 와중에 새해가 다가왔다. 조만간 케이블카가 작동할 것이라 믿었던 이들은 다함께 "해피 뉴 이어"를 외치는 동영상을 찍는 등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밤 12시가 지나자 실내 온도는 영상 6도 밑으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강풍 탓에 공중에 매달려 있던 케이블카가 심하게 흔들리기까지 했다고 한다. 반면 케이블카가 다시 작동될 기미는 없었다.

이에 직원들은 케이블카 안에 구비돼 있던 비상용 담요를 덮고 추위와 두려움에 떨며 구조대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레스토랑 직원 중 한 명인 앰버 샌토스는 당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진을 공유하며 "추워 죽겠다. 비상용 담요는 너무 작아 보온 효과가 전혀 없다"며 "이렇게 동료들과 작은 상자에 갇혀 죽게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두려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새벽 4시가 되도록 구조가 이뤄지지 않자 샌토스는 자신이 죽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한편, 뉴멕시코주 수색구조대는 새벽 3시쯤 해당 사고에 대한 신고를 접수받고 오전 4시쯤 출동에 나섰다. 그러나 해당 지역이 눈보라가 치는 가파른 산이었던 탓에 사고 장소까지 오르는데 4시간 이상이 소요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대원들은 이들에게 도착 즉시 물과 담요, 음식 등을 전달하고 밧줄을 이용해 이들을 케이블카에서 내리게 한 뒤 헬기로 안전한 곳까지 이동시켰다.

이들은 케이블카가 멈춘 지 12시간이 훌쩍 지난 1일 오후가 돼서야 모두 구조됐으며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된 뒤 샌토스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새해 첫날을 친구들과 집에서 보내고 싶었다"며 "표현할 방법이 없을 정도로 끔찍한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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