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대선의 마지막 유일한 변수는 야권 후보 단일화다. 객관화된 여론조사 수치를 덧셈, 뺄셈만 해 봐도 답이 나오는 간단한 문제다.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두 야권 후보가 단일화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확실히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래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은 단일화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아직까지 단일화라는 단어 자체를 부정하거나 거부하는 모양새다. 윤 후보는 "국민이 판단하실 문제"라며 관심 없다는 투다. 안 후보는 "3월 8일까지 단일화는 없다"고 단언한다. 본선 완주를 천명한 것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3등 후보(안철수)는 하락세"라며 단일화하지 않아도 이길 수 있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러한 발언들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가기 위한 전략인지, 아니면 정말 단일화 생각이 없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설 전까지는 이해 당사자들에 의한 '단일화 추진 혹은 협상' 소식은 듣지 못할 것 같다. 우려스러운 것은 당사자들의 착각과 잘못된 판단으로 이러한 흐름이 고착화되지 않을까라는 것이다.
과거 대선에서 단일화에 성공한 3번 중 1997년 김대중-김종필, 2002년 노무현-정몽준의 경우는 승리했고, 2012년 문재인-안철수의 경우(정확히 표현하면 안철수의 출마 포기)는 실패했다. 그러나 단일화에 성공하지 못했던 대선에서는 모두 졌다. 그래서 단일화가 중요한 변수라는 것이다. 단일화를 통해서 지지층을 100% 완벽하게 결집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한 표라도 더 얻을 수 있다면 선거 승리를 위한 지름길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단일화 협상은 '어떠한 방식으로 단일 후보를 뽑을 것인가'와 '패배한 후보에게는 무엇을 보장해 주는가'라는 두 가지가 핵심이다. 물론 시대정신인 정권교체를 위해선 지지율이 윤석열 후보에 비해 절반 이상 열세인 안철수 후보가 양보하는 것이 상식적인 판단이다. 그러나 그동안 '양보'와 '철수' 이미지만 쌓아온 안 후보는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여론조사 경선'과 '권력 분점의 보상'이 혼재된 내용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승자는 단일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승리를 견인해낼 수 있고, 패자는 공동정부 운영이라는 명분으로 '차기'라는 정치적 미래를 담보해낼 수 있다. 그래서 단일화를 통한 선거 승리가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윈윈게임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단일화 협상 기한으로 세 날짜를 주목해야 한다. 첫째, 2월 15일이다. 공식적인 선거운동 시작일이다. 둘째는 2월 28일이다. 투표용지 인쇄일이다. 셋째는 3월 4일과 5일이다. 사전투표일이다. 2월 15일 이전이 가장 효과가 좋고, 사전투표일인 3월 4일 이전은 단일화의 마지노선이다. 그 후에 하는 단일화는 효과가 반감된다.
윤석열 후보에겐 큰 악재가 터졌다. 부인 김건희 씨의 녹취 발언들은 곱씹어보면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지지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안 좋은 일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안개 정국이다.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한다면, 안철수 후보가 지속적으로 10% 중반의 지지율을 기록한다면 단일화를 통해서라도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외부의 압력이 강해질 것이다.
예측해 보면 4자 대결하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확실하게 이긴다는 여론조사 지표가 나오지 않는다면, 단일화 협상의 주도권은 안 후보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윤 후보보다 안 후보의 경쟁력이 높다는 결과가 나올수록 안 후보의 몸값은 높아질 것이다.
객관적인 여론조사 데이터를 무시하면 안 된다. 과거의 경험과 개인적인 고집을 내세워 단일화를 하지 않고 모두 완주한다면 둘 다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다수의 국민께 죄를 짓는 행위다. 단일화가 안 된다면 이재명 후보에게 질 수도 있다. "단일화를 안 해도 우리가 이긴다"는 말은 교조주의에 가깝다. 선거는 신념과 자존심만으로 이길 수 없다. 그 위험한 결정을 윤석열 후보, 안철수 후보, 그리고 이준석 대표가 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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