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의 회담에서 "한국의 원전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했다. 또한 "한국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업을 상업운전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어 사우디 원전 사업의 최적 파트너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과 빈살만 왕세자는 원전 관련 대화를 나눴지만 양국이 공개한 10여 건의 양해각서(MOU)에는 원전 내용은 없었다. 당초 문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하기 전 원전과 관련, 성과를 낼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총 2.8GW 규모의 원전 2기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18년 한국을 비롯해 5개국이 예비 사업자로 선정됐지만 최종 사업자 선정이 지연되고 있다.
두 사람 회담에서 원전과 관련한 가시적 성과가 도출되지 않은 이유를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사우디 입장에서는 안전성 등을 문제로 한국 내에서는 탈원전 정책을 강행하는 문 대통령이 사우디에 와서는 한국 원전이 안전하다며 사우디 원전 사업의 최적 파트너 운운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원전을 두고 한 입으로 두말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국내에서는 탈원전, 해외에서는 원전 수출 세일즈를 하는 문 대통령의 행보는 쇼이거나 모순 그 자체다. 이를 뜯어고치지 않고서는 원전 수출은 연목구어일 수밖에 없다.
탈원전 정책으로 국내 원전산업 기반이 급속도로 무너지고 말았다. 원전 수출 경쟁력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자해를 했다. 여기에다 문 정부는 원전을 한국형 그린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에서 뺐다. 그린 택소노미는 특정 기술이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으로 쓰인다. 금융권은 그린 택소노미를 기준으로 자금 지원을 한다. 원전 수출에서 초기 자금 조달이 결정적인 만큼 어려워진 원전 수출이 더 위축될 게 뻔하다. 문 대통령과 정부가 원전 수출을 할 생각이나 있는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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