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 (최백규 지음/ 창비 펴냄)
2014년 문예지 '문학사상'에서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최백규 시인이 첫 시집 '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를 냈다. 동인시집 '한 줄도 너를 잊지 못했다'(아침달)와 앤솔러지 시집 '도넛 시티'(은행나무)를 냈던 터라 낯설지 않다.
박상수 문학평론가는 "마치 1990년대 혹은 2000년대의 빛나는 여름, 대구의 어느 변두리 동네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빛은 그늘에서도 죽지 않고 자라는구나"라는 마지막 페이지의 '시인의 말'이 이채롭다. "시들어가는 것은 어째서 모두 이토록 아름다운가"라고 쓴 권두사와 묘하게 어울린다. 120쪽. 9천원.

◆파피루스의 비밀 (고승철 지음/ 나남 펴냄)
'여신', '소설 서재필', '개마고원', '은빛까마귀' 등 장편소설을 발표했던 고승철 작가가 자신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파피루스의 비밀'을 냈다.
고대 상형문자 해독이 취미인 건축가 임호택이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영화 '미이라'의 임호텝과 발음이 닮았다 싶었더니 피라미드를 만든 건축가 임호텝이 현생화한 모습이다. 임호택은 리조트타운 설계를 위해 리비아로 가다 사고를 당하고, 우여곡절 끝에 이집트로 넘겨진다. 그가 고대 상형문자를 해독할 줄 안다는 걸 안 이집트 보안기관은 파피루스 문서 해독을 임호택에게 강요한다. 340쪽. 1만4천800원.

◆복동이 사라졌다 (조정희 지음 / BG북갤러리 펴냄)
2002년 첫 소설집 '나는 소꿉친구와 결혼했다'를 낸 뒤 줄곧 장편소설을 출간해온 조정희 작가가 '복동이 사라졌다'를 펴냈다. 여행에세이를 포함해 13권의 책을 낸 바 있는 작가는 부지런히 쓰는 다작자로 이번 소설에서는 현실을 뛰어넘는 소재와 가족이야기를 다룬다.
소설은 어느 개인에게 닥친 불행이 한 집안을 어떻게 흔드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비 오는 어느날 홀연히 사라져버린 아흔의 엄마, 복동을 통해 흩어져 있던 한 집안 가족이 모이게 되는 과정을 엮었다. 253쪽. 1만3천800원.

◆특이점 (김소연 지음 / 서유재 펴냄)
김소연 작가의 SF 단편소설 네 편을 모아 엮은 소설집이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직업이 정해지고 그에 따른 교육과정을 이수한 뒤 시스템에 편입되는 풍경을 배경으로 한 '특이점을 지나서'와 '반려동물 관리사', 기후 위기에 처한 지구와 인류를 구하기 위해 원시 시대로 돌아가는 것을 선택하는 '그녀의 선택', 약산 김원봉이 사용하던 무기로 알려진 육혈포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일제강점기로 오가는 '육혈포의 주인' 등 네 편의 단편은 지금으로부터 40~50년 뒤를 배경으로 삼는다. 216쪽. 1만2천원.

◆오백 년째 열다섯 (김혜정 지음 / 위즈덤하우스 펴냄)
위즈덤하우스의 청소년 문학 시리즈 '텍스트 T'의 시작이다. 500년 동안 15세 나이로 살아온 청소년을 단군신화와 결부시킨 캐릭터로 만들어낸 한국형 판타지다. 소설의 전제가 되는 프롤로그가 단군신화의 변형이다. 환웅이 쑥과 마늘을 삼칠일 동안 먹고 지내라고 권고한 동물은 곰과 범이건만, 프롤로그에는 여우가 더해진다. 여우는 쑥과 마늘 제안을 아예 처음부터 거절하고, 여우에서 인간이 된 야호족과 범에서 인간이 된 호랑족이 최초 구슬을 두고 구슬 전쟁을 벌이는데. 220쪽. 1만2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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