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금메달리스트인 고다이라 나오(36·일본)의 예상밖 부진에 이상화가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고다이라는 13일 중국 베이징의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에서 17위로 대회를 마쳤다.
고다이라는 초반에는 레이스를 잘 끌고 갔지만, 중반부터 힘이 떨어지며 38초 09의 저조한 성적에 머물렀다.
2018 평창 대회를 끝으로 은퇴한 이상화는 KBS의 스피드스케이팅 해설위원으로서 고다이라의 레이스를 지켜봤다.
이 해설위원은 고다이라가 속도가 떨어지자 "따라가줘야 합니다"라고 절실함을 담아 응원했고, 그럼에도 속도가 붙지 않자 깊은 탄식과 함께 "포기하지 마요, 끝까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 해설위원은 결국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이 해설위원은 레이스가 끝나고 난 후 "(고다이라가) 무거운 왕관의 무게를 이겨낼 줄 알았는데 심리적 압박이 컸던 것 같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고다이라는 이날 경기 후 "상화가 대회 전에 메시지를 보내줘 마음이 든든했다. (고다이라) '나오라면 할 수 있다'고 여러 번 말해줬다"며 "상화가 2연패 했을 때처럼은 잘 안됐다"고 이 해설위원에 고마움을 전했다.
고다이라는 또 이 해설위원이 있는 쪽을 바라보며 "상화 잘 지냈어? 보고 싶었어요"라며 "저는 오늘 (성적이) 안 좋았어요"라고 한국어로 말했다. 이어 "계속 분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해설위원은 대회가 모두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그동안 내가 보지 못했던 고다이라의 레이스여서 지켜보기 힘들었다"며 "대회 전 고다이라를 만났는데 나에게 '다시 한 번 올림픽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도 '한 번 챔피언은 영원한 챔피언'이라고 용기를 줬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서 숙명의 맞수로서 선의의 경쟁을 펼쳐온 두 사람의 진한 우정은 지난 평창 대회에서도 한차례 조명된 바 있다.
평창 대회에서 1등을 한 고다이라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이상화에게 다가가 안아주며 위로하는 모습은 전세계인의 찬사를 받으며 평창올림픽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혔다.
이 해설위원은 여자 500m 종목에서 2010년 밴쿠버와 2014년 소치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으며, 2018년 평창에서는 고다이라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은메달을 따냈다. 고다이라는 당시 이 종목에서 생애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고다이라의 부진에 이상화가 눈물을 흘리자 일본 소셜미디어에는 "우정에 국경이란 없다", "이상화의 눈물에 이쪽도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 정말로 고다이라와 겨뤘던 좋은 라이벌이었다고 재차 느꼈다"라는 글들이 잇달아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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