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의 송원이엔지는 열회수형 환기장치인 '공기순환기'를 만드는 지역 제조업체다. 공기순환기는 바깥의 신선한 공기를 실내에 공급하는 동시에 유해가스 등이 포함된 내부의 공기를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냉동공조업계에 20여 년간 근무했다는 박선영 송원이엔지 대표는 우연히 공기순환기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2013년 창업에 뛰어들었다. 박 대표의 선구안은 적중했다. 코로나19 이후 환기에 대한 중요성이 계속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공기순환기가 기존 환기장치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현재 많은 가정에 보급된 공기청정기는 실내의 공기만을 재순환시켜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반면 공기순환기는 외부의 공기를 필터를 통해 실내로 신선한 공기를 유입시키고 실내의 온도를 유지한다. 특히 실내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나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한 물질을 외부로 배출하기 때문에 환기장치로서는 훨씬 우수한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에너지 절감 효과도 크다고 들었다.
▶여름이나 겨울철에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한다면 냉·난방기의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공기순환기에는 실내 열을 빼앗기지 않고 오염된 공기만 배출하는 전열교환기가 탑재돼 환기를 하더라도 실내온도 유지가 가능하다. 전열교환 방식은 개방 환기 대비 냉·난방 비용을 연간 25%가량 절감시킨다.
-코로나19 이후 특히 환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는데.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이유도 크지만, 환기는 실제로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지난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10분 내외로 자연환기 하거나 다중이용시설의 환기설비를 3회 가동하면 감염물질의 공기전파감염 위험이 1/3까지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삶의 질과 건강을 모두 고려한다면 공기순환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한다. 우리 회사 제품의 경우 광촉매 소재 항바이러스 필터가 적용돼 미세먼지 포집은 물론, 세균이나 바이러스 제거에도 탁월하다.
-시장 전망도 상당히 밝을 것 같은데.
▶국내 열회수 환기시장은 2015년 이후 약 11.2%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였으며 2021년말 기준으로는 최대 5천억원 규모로 평가된다. 코로나19 이후에는 가정 이외에 다중이용시설로의 보급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송원이엔지 역시 지난해 약 36억원의 매출액을 올려 2019년 대비 5배 이상이나 늘었다. 같은 이유로 시장의 경쟁력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처음 회사를 설립했던 당시 국내에 공기순환기를 만드는 업체가 20곳 정도였는데 현재는 100곳도 넘는다.
-창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창업하기 이전 냉동공조업분야에서 20여 년간 영업·시공 등 업무를 해오다가 2010년쯤 중소기업에서도 공기순환기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도 직접 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 2~3년간 관련 준비를 마치고 2013년 본격적으로 창업을 했다. 이후에도 각종 인증을 획득하는 데 시간이 걸려 3년이 지나고 나서야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맨땅에 헤딩' 하는 식으로 하나하나 몸으로 배웠던 것 같다. '여자라서 힘들지 않냐'는 말도 많이 듣지만, 오히려 주변에서 응원을 말을 더 많이 해줘서 힘을 얻고 있다.
-송원이엔지의 목표는?
▶현재까지는 주로 요양병원, 학교, 유치원 등에 제품을 납품해왔다. 이제는 아파트 등 주거시설에 공기순환기를 설치하는 게 목표다. 나아가 송원이엔지 제품은 믿을 수 있다는 이미지를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가 먼저 고객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공기순환기 제조업체 중에선 시공까지 직접 하는 곳은 거의 없다. 그러나 외주업체에 맡겨 시공이 잘못되는 경우엔 배관에 바람이 새거나 소음이 심해지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우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자체적으로 시공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필터에 먼지가 일정량 이상 쌓여 기능이 저하될 경우 이를 사용자와 회사에 알리는 필터 알람 시스템을 통해 확실한 사후관리까지 제공한다. 앞으로도 최고의 서비스와 품질을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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