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상식서 동료 때린 윌 스미스 "아내 향한 농담에 감정적 반응…선 넘었다" 사과

아카데미 "내규와 행동 규범, 캘리포니아 법에 따라 추가 조치"

윌 스미스(53)가 2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오른손으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린 채 다소 멋쩍은 표정으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윌 스미스(53)가 2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오른손으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린 채 다소 멋쩍은 표정으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카데미 시상식 도중 무대에 난입해 뺨을 때린 초유의 사태를 벌인 배우 윌 스미스(53)가 피해자인 코미디언 크리스 록(57)에게 공개 사과했다.

28일(현지시간) 윌 스미스는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올리고 크리스 록을 향해 "공개적으로 당신에게 사과한다. 나는 선을 넘었고, 내가 틀렸다"라며 "어제 내 행동은 내가 되고 싶던 남자의 모습이 전혀 아니었다.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내 행동이 우리 모두를 위한 화려한 여정을 더럽혔다. 깊이 후회한다"며 아카데미 측 관계자와 세계 각국의 팬 그리고 영화 '킹 리차드' 동료들에게 사과했다.

다만,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건강에 대한 농담은 참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그는 "내 행동은 용납될 수 없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 농담을 받아들이는 것도 내 일의 일부"라면서도 "제이다의 건강 상태에 대한 농담은 내가 감당하기엔 너무 큰 일이어서 감정적으로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윌 스미스가 아카데미에서의 폭행에 대한 사과글을 올렸다. 인스타그램
윌 스미스가 아카데미에서의 폭행에 대한 사과글을 올렸다. 인스타그램

이번 사건은 크리스 록이 시상식에서 윌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의 외모에 관한 언급을 하면서 불거졌다.

크리스 록이 질병 문제로 탈모증이 와 삭발한 제이다를 향해 "'지.아이.제인2'의 주인공을 맡아야 할 것 같다"고 말하자 윌 스미스가 무대 위로 올라와 그의 뺨을 때린 것이다.

1997년 나온 영화 '지.아이.제인'은 데미 무어 주연의 영화로 삭발한 여군이 주인공이다.

윌 스미스가 무대로 올라오자 당황한 크리스 록은 "스미스가 무대로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고, 이내 뺨을 맞았다.

자리로 돌아간 후에도 윌 스미스는 그를 향해 반복해서 욕을 하며 "내 아내를 입에 올리지 말라(Keep my wife's name out of your fucking mouth)"고 했다.

크리스 록은 서둘러 시상을 마무리하고 "내 생애 잊지 못할 시상식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윌 스미스는 시상식 후반부에 테니스 제왕 윌리엄스 자매의 실화를 다룬 영화 '킹 리차드'로 남우주연상을 받으면서 이 사건에 대해 사과했지만, 록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오히려 "가족을 맹렬히 지키는 역할에 푹 빠져 있다 보니 이런 일을 벌인 것 같다"고 변명을 해 빈축을 샀다.

그는 '킹 리차드'에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두 딸을 지켜내려는 아버지 리차드 윌리엄스 캐릭터를 연기한 바 있다.

또 시상식 이후 열린 애프터 파티에 참석해 오스카 트로피를 손에 들고 가족들과 함께 춤을 추고 동료들과 사진을 찍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동료 영화인들도 "역사상 가장 추한 모습"이라며 윌 스미스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이날 성명을 내고 공식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AMPAS는 "아카데미는 어제 행사에서 윌 스미스가 보여준 행동을 규탄한다"며 "우리는 공식적으로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고 내규와 행동 규범, 캘리포니아주 법률에 따라 추가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윌 스미스의 AMPAS 회원 자격 박탈 혹은 정지 징계가 이뤄질 수도 있다.

그러나 폭행을 당한 크리스 록 측은 윌 스미스를 LA 경찰에 신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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