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안전사고로 숨진 30대 노동자(매일신문 3월 22일 등 보도)의 유가족들이 8일 "무책임한 모습으로 책임회피만 하고 있다"며 동국제강을 규탄했다.
유가족은 이날 동국제강 포항공장 1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국제강 김연극 대표가 이번 사고로 숨진 A씨의 분향소를 방문해 약속한 내용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약속 이행이 계속 지연될 경우 강한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대표는 A씨가 숨진 지 9일 만에 분향소를 찾아 "회사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도리를 다하겠다. 미망인의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염려하지 말아라"는 약속을 했다고 유가족은 전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가족은 A씨의 외삼촌, 어머니, 아내 등 3명이다.
A씨의 외삼촌은 이 자리에서 "고인은 이제 65세 된 어머니의 아들이었고, 뱃속에 두 달 된 아이가 있는 미망인의 남편이었다. 미래에 태어날 아버지가 이 사고로 숨진 것"이라며 "동국제강은 유족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재발방지를 표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머니는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너무 황당하다. 우리 아들을 살려달라고 아무리 애원해도 돌아오지 않는다"며 "그렇지만 내 아들이 헛되게 가지 않도록 중대재해법이 확실히 시행돼 다시는 젊은 사람이 이런 살인 같은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아내는 "동국제강 측이 사고 원인에 대해 고인에게도 책임이 어느 정도 있지 않느냐고 할 때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을 느꼈다"면서 "남편이 일을 한 현장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런 환경에서 일을 하는 거였으면 일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며 눈물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어렵게 가진 아이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기뻐하던 남편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아이를 지켜내기 위해 어떻게든 힘을 내려 애를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가족은 "동국제강은 사망사고 발생에 대한 정확한 진상규명과 공개사과를 하고, 사고 책임자에게 모두가 납득할만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 또 억울한 죽음을 막을 대책과 재발방지 방법을 제시하라"며 "3일 이내에 유족이 받아들일 수 있는 대안과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고인과 함께 상경해 관련 단체와 규탄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A씨는 지난달 21일 오전 동국제강 포항공장 내 고철 야적장 크레인 수리 작업 중 갑작스러운 설비 가동으로 끼임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다. 이 사고는 경북경찰청과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포항 철강공단 중대재해법 1호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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