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전립선암, 40세 이상은 1~2년마다 PSA 검사로 조기 발견 중요

남성 암유병자 중 전립선암 3위, 발생률은 4위…80% 이상이 65세 이상
증상 없는 전립선암… '전립선 특이 항원' 검사로 조기 발견 필요
금연·금주, 고지방 피하고 채식 위주 식단 중요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74세 남성 A씨는 최근 허리가 아파 인근 정형외과를 방문했다. 그는 나이가 비슷한 친구들 사이에서도 신체 활동을 많이 하는 편이라 건강을 자신했고, 가끔 느끼는 허리 통증은 디스크 정도로 가볍게 여겼다. 이에 대학병원 비뇨의학과 진료를 권유하는 정형외과 의사의 말을 듣고 A씨는 어리둥절해질 수밖에 없었다.

A씨는 비뇨의학과에서 채혈 검사를 했고, 1시간 뒤 전립선 특이 항원 (Prostate-Specific Antigen, PSA) 수치가 정상 상한치보다 100배나 높은 것을 확인했다. 또한 의사로부터 조직 검사 등을 해봐야 확진할 수 있지만 전립선암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정형외과 엑스레이 자료를 참고하면 척추로 전이된 것으로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A씨는 "소변을 볼 때도 불편한 것이 없었고, 별다른 증상도 없었다"며 황망해했다.

◆증가하는 전립선암

실제로 위와 같은 이야기는 진료실에서 심심찮게 일어나는 일이다. 전립선암은 육류와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서양인에게 자주 발생하고, 상대적으로 아시아인은 발병 빈도가 낮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도 서구식 식단이 확대되고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전립선암 환자의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2019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 암유병자 중 전립선암은 위암과 대장암에 이어 3위를, 발생률은 4위를 기록했다.

전립선암과 연관된 대표적인 요소는 '연령'이다. 전립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유독 고령에서 많이 나타난다. 40세 이하에서는 극히 드물고, 80% 이상이 65세 이후에 나타난다. 다른 나라에 비해 더욱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 중인 한국의 인구분포 변화는 전립선암 환자의 증가와 연관이 있다.

다른 위험 요소로는 '유전적 요인'이 있다. 하윤수 대구가톨릭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직계 가족 중 전립선암 환자가 있다면 일반인에 비해 발병률이 2.5배 정도 증가한다"며 "가까운 가족 중에 전립선암 환자가 있는 경우 규칙적인 건강 검진과 비뇨의학과 전문의의 관리를 받으며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윤수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하윤수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PSA 등 조기 검사 중요

전립선암은 대부분 특별한 증상을 동반하지 않는다. 전립선암으로 인한 통증이나 요정체, 혈뇨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질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인 경우가 많다. 전립선암은 천천히 진행하는 암으로 알려져 있으나, 뼈 전이로 인한 통증까지 나타난 경우는 치료의 반응이 좋지 않고 증상 조절이 잘되지 않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립선암은 규칙적인 건강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행히 전립선암은 전립선 특이 항원(PSA)이라는 간단한 피검사로 질병의 여부를 의심할 수 있다. 물론 PSA 수치가 높다고 무조건 전립선암은 아니다. 그러나 전립선암 환자는 대부분 PSA 수치가 높기 때문에 PSA로 1차 선별 검사를 하고, 의심이 된다면 확진을 위한 조직 검사를 하게 된다. 전립선 조직 검사가 침습적인 검사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조직 검사 전에 자기 공명 영상(MRI)을 먼저 촬영해서 유의미한 암을 찾기도 한다.

◆전립선암과 전립선 비대증은 별개

간혹 전립선암과 전립선 비대증을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빈뇨, 야간뇨 등의 배뇨증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전립선암에 걸릴 줄 몰랐다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립선암과 전립선 비대증은 별개의 질환이다. 전립선의 내부 구조에서 전립선암과 전립선 비대증이 주로 발생하는 구역 자체가 다르다.

하 교수는 "물론 전립선 비대증과 전립선암을 동시에 갖고 있는 환자분도 있지만, 정상 전립선 크기에 전립선암이 진단된 분들도 많다"며 "그렇기 때문에 배뇨와 관련된 증상이 없다고 해서 전립선암 검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국소치료와 전신치료

전립선암의 치료는 크게 국소치료와 전신치료로 나눌 수 있다. 국소치료는 전립선을 절제하는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말하며, 전신치료는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호르몬 치료나 화학 항암치료를 뜻한다.

암이 전립선 안에 국한된 초기나 중기 상태일 때 주로 국소치료를, 전립선 밖을 벗어난 진행성 전립선암인 경우 전신치료를 선택한다. 그러나 이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며 환자의 연령이나 신체 활동 정도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치료를 결정하게 된다.

이 밖에 악성도가 현저히 낮은 극초기의 전립선암에서는 바로 치료를 시작하지 않고 세심히 경과를 관찰하는 적극적 관찰 요법을 하는 경우도 있다.

◆40대 이상은 1~2년마다 PSA 검사

전립선암 치료는 세계적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새로운 약제나 치료법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치료 기준 역시 자주 변한다. 전립선암은 타 장기의 암보다 생존율이 높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암이 진단됐을 때 당황하지 말고 믿음이 가는 주치의와 상담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질병이든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전립선암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관련이 있다. 미국 암 학회에서는 전립선암 예방을 위해 고지방의 붉은 고기를 피하고 채식 위주의 식단을 권장한다. 또한 토마토를 익혀 먹을 때 나타나는 라이코펜 성분은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 교수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금연, 금주를 지키는 것은 의사들의 뻔한 레퍼토리 같아도, 질병 예방에 가장 중요한 뿌리다"며 "생활 습관 조절도 중요하지만 거듭 강조하는 조기 진단 역시 전립선암 관리에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40대 이상에서는 1~2년마다 PSA 검사를 실시하고 비뇨의학과 전문의와 상의해 전립선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움말 하윤수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