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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되살아난 IMF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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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디지털논설실장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1997년 12월 3일 한국의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신청은 1994년 '테킬라 위기'에서 비롯됐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수많은 기업들이 문을 닫고 길거리는 실업자들로 넘쳐났다.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이 글로벌 자금 이탈을 초래해 멕시코의 금융위기로 번졌고, 이것이 아르헨티나·태국·필리핀을 거쳐 한국까지 연쇄적으로 위험에 빠뜨린 것이다. 세계 금융시장이 마치 '멕시코 전통 술 테킬라에 취한 것 같다'고 해서 테킬라 효과라는 말이 생겼다. 당시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는 1994년 2월부터 1년간 6차례에 걸쳐 금리를 연 3%에서 6%로 인상했다.

최근 다시 글로벌 경제의 '테킬라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Fed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일 빅스텝(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밟았다. 그 결과 MSCI 신흥국 통화지수는 한 달 사이에 4.2% 하락했고, 유로·엔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는 같은 기간 19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의 원화 가치도 크게 하락하고 있고, 인도 루피화와 아르헨티나 페소의 경우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폭락했다.

문제는 금리 인상이 이제 시작이란 점이다. 전문가들은 Fed가 오는 6·7월 또 한 번 빅스텝을 밟고, 남은 회의(9·11·12월) 때마다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린다면 올 연말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2.75%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흥국들은 글로벌 자금 이탈을 우려해 앞다퉈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방어선 구축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16일 "향후 빅스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단계는 아니다"고 했다. 당장 코스피는 하락하고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급등했다. 시장은 그만큼 민감하다.

'예고된 위기는 위기가 아니다'는 말이 있다. 비록 어렵고 힘들 수는 있지만 '예고된 위기'는 철저한 준비와 대응으로 그 피해와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참담했던 IMF 외환위기를 되새길 만한 긴급 상황임을 윤석열 정부와 한국은행이 제대로 인식하고 대응해 나간다면 제2의 IMF 외환위기는 없을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위기 극복 과정에서 상당한 수준의 국민적 고통은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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