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호흡 곤란·가슴 통증 부르는 기흉(氣胸)

기흉 환자 10·20대 남성 전체 43%…환자 85%가 남성
키 크고 마른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1차성 자발성 기흉'
기흉 경과 관찰 시 잠수, 비행 등 삼가고 금연해야

기흉
기흉

폐는 사람이 숨을 들이마시면 부풀면서 크기가 커지고, 숨을 내쉬면 크기가 줄어든다. 쉽게 말해 폐는 풍선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런 풍선과 같은 폐에서 공기가 새어 나가 폐가 쭈그러들고, 공기가 흉강 내에 가득 차게 되는 현상을 '기흉'(氣胸)이라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우리나라 기흉 총 환자 수는 약 2만 명이었고 그중 약 85%가 남자였다. 특히 10대와 20대 남자가 각각 4천3백여 명, 4천6백여 명으로 전체의 약 43%를 차지했다. 실제로 기흉은 젊은 연령대에서, 키가 크고 마른 남자의 경우 더욱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기흉의 종류

기흉은 원인에 따라 ▷자발성 기흉 ▷외상성 기흉 ▷의인성 기흉으로 나눌 수 있다.

쉽게 말해 '자발성 기흉'은 외상 없이 저절로 기흉이 생기는 것이고, '외상성 기흉'은 외상으로 인해 발생한 기흉을 뜻한다. '의인성 기흉'은 수술, 시술에 따른 손상으로 생기는 기흉을 말한다.

그리고 자발성 기흉은 환자에게 폐 질환이 있는지에 따라 ▷1차성 자발성 기흉(폐 질환이 없는 경우)과 ▷2차성 자발성 기흉(폐 질환이 있는 경우)으로 분류된다.

◆대표적 증상

기흉의 가장 흔한 증상은 '흉통'이며 그다음은 '호흡 곤란'이다. 가슴 안에 공기가 차면서 흉통을 일으키게 되고, 폐가 쭈그러들면서 숨을 쉬기 힘들어지고 호흡 곤란이 발생하는 것이다.

1차성 자발성 기흉은 폐 질환이 없고 젊은 환자에게 발생하기 때문에 증상이 심하지 않으며, 심지어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2차성 자발성 기흉은 폐 질환으로 폐가 좋지 않은 환자에게 발생하기 때문에 흉통과 호흡 곤란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전윤호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흉통과 호흡 곤란이 있는 경우 가까운 병원에서 흉부 X-ray를 찍어보면 기흉을 빨리 진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슴 통증.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가슴 통증.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기흉의 원인

1차성 자발성 기흉은 주로 15세에서 34세 사이의 젊은 사람에게서 발생한다. 이 경우 기저 폐 질환은 없지만, 주로 폐 꼭대기 부분의 폐표면에 물집처럼 생긴 기포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저절로 터지면 폐에서 공기가 새어 나가 기흉이 발생하게 된다.

키가 큰 젊은 환자에게서 1차성 자발성 기흉이 많이 발생하는데, 그 이유는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 추정되는 원인으로는 키가 클수록 폐 꼭대기 부분과 폐 바닥 부분의 압력 차이가 커지면서, 폐 꼭대기 부분의 폐포에 더 큰 음압을 만들게 된다는 점이다.

즉 폐포가 늘어나는 힘이 더 커지게 되면서 기포를 더 발생하게 만들고 기흉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2차성 자발성 기흉의 원인은 폐기종, 만성폐쇄성폐질환, 폐결핵 등의 폐 질환이다. 폐 질환으로 폐 세포가 파괴된 후 커다란 기포로 변하고, 이것이 저절로 터지면 폐에서 공기가 새어 나가 기흉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외상성 기흉은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넘어질 때 흉부가 충격을 받은 경우 발생한다. 이로 인해 골절된 늑골이 폐를 손상시키거나 충격으로 강한 압력이 폐를 손상시켜 바람이 새어 나오면서 기흉이 생기게 된다.

의인성 기흉은 중심정맥천자술, 경피적 폐생검술 등 의료 시술로 폐를 찌르면서 기흉이 발생하게 된 경우이다.

전윤호 대구가톨릭대병원 교수
전윤호 대구가톨릭대병원 교수

◆치료 방법은?

기흉은 흉부 X-ray 또는 흉부 CT를 통해 진단을 한다. 기흉의 양이 많지 않고 증상이 없는 경우 경과 관찰을 시행할 수 있다.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새어 나간 공기가 저절로 흡수되기 때문에 기흉의 양이 줄어들게 된다.

기흉의 양이 많은 경우는 국소 마취를 통해 흉관삽입술을 시행하며, 공기를 배출시키는 장치를 사용해 입원 치료를 받게 된다.

보통 첫 번째로 생긴 기흉의 경우 대부분 흉관삽입술만 시행하며, 폐에서 공기가 새는 증상이 저절로 멈추게 되면 흉관을 뽑고 퇴원을 할 수 있다.

전 교수는 "하지만 첫 번째 발생한 기흉이라도, 흉관삽입술 시행 후 3~5일 이상 지났는데 폐에서 새는 공기가 멈추지 않는 경우에는 기포를 제거하는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며 "기흉 수술은 전신마취하에 흉강경을 이용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1차성 자발성 기흉을 수술해야 하는 경우는 ▷재발한 경우 ▷3~5일이 지나도 폐에서 공기가 계속 새는 경우 ▷자발성 기흉에 혈흉이 동반된 경우 ▷양쪽 폐에 동시에 기흉이 생긴 경우 ▷직업적 위험성이 있는 경우(파일럿, 승무원, 다이버)이다.

1차성 자발성 기흉을 처음 겪은 환자에게 기흉이 재발할 확률은 17~54% 정도 된다. 기흉이 재발하게 되면 또다시 기흉이 발생할 확률은 더욱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환자에게서 폐 표면의 기포를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할 경우, 수술을 받은 폐의 기흉 재발률은 약 5% 정도로 감소하게 된다. 수술이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기 때문이다.

2차성 자발성 기흉은 폐질환이 심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술 시행 여부는 환자 컨디션과 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환자 컨디션이 좋지 않고, 폐의 상태가 수술에 적합하지 않는 경우에는 흉관삽입술 후 경과 관찰을 하게 된다.

◆예방 및 치료 후 관리법

기흉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금연 외에 밝혀진 것은 없다. 흡연은 기흉의 가장 중요한 위험 인자이다.

기흉은 대부분 쉬는 상태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즉 운동을 심하게 한다고 더 잘 발생한다거나, 운동을 하지 않는다고 발생하지 않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활동에 제한을 둘 필요는 없다.

전 교수는 "하지만 현재 기흉이 있는 상태에서 대기압의 변화가 심한 환경에 노출된 경우에는 기흉이 더 악화될 수 있다"며 "따라서 기흉이 있고, 양이 적어서 경과 관찰 중인 사람이라면 비행기를 타거나 잠수를 하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도움말 전윤호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흉부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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