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로에서 '코로나 불황' 때도 잘 나갔던 가게들이 있다. 대체로 콘셉트와 테마가 있는 가게들이다. 동성로상점가연합회는 동성로 위기에 대한 자구책으로 "상권이 살려면 궁극적으로 이런 가게들처럼 젊은 층 감각에 맞는 특색 있는 가게가 많은 거리로 체질 변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한다.
11일 찾은 대구 동성로 거리의 10평 남짓의 보세(비브랜드 의류) 위주로 판매하는 'A의류점'은 소위 '멋 좀 안다'는 젊은이들에겐 '힙'한 옷가게로 통한다. 이날도 해골 디자인의 티셔츠나 헐렁한 바지, 주황색·파랑색 알이 들어간 안경 등을 보고 있는 7~8명의 젊은이들로 북적댔다. '트렌디'한 사장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이 좋아할 디자인을 내놓으면서 코로나 팬데믹에도 선전한 가게다.
윗배가 드러나는 크롭티 등 일부 옷은 가게 사장이 추가적으로 디자인해 판다. 가게에서 만난 한모(21) 씨는 "사장이 동대문 시장 등 도매시장에서 옷을 떼 본인만의 감각으로 재창조하는 가게"라며 "인스타그램 등에서 '핫하다'고 소문이 나서 직접 방문해야 원하는 옷을 살 수 있다"고 했다.
동성로에 본점을 둔 샤브샤브 전문점 '스구식탁'은 코로나 때도 주말마다 입장하려는 손님들로 길게 줄을 섰던 곳이다. '혼밥'이 화두가 되면서 지난 2018년 1인 샤브샤브 전문점으로 시작했다. 공교롭게 테이블마다 1인용 인덕션이 갖춰져 있는 데다 칸막이까지 세워져 있어 코로나 시대에 딱 맞는 식당으로 자리 잡았다. 한 단골손님은 "주말이나 평일 식사 시간 땐 보통 20분 정도 대기해야 한다"고 했다. 동성로에서 시작해 북구, 수성구, 달서구에 체인점을 낸 데 이어 서울 강남에도 진출했다. 홍성준 점장은 "오는 7월엔 부산에도 오픈한다"며 "변함없는 서비스와 맛이 손님들을 이끌게 하는 비법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동성로 클럽골목의 인기 술집들은 오후 6~7시만 되면 '오픈런'이 일어났다. 코로나19로 만남이 어려워진 Z세대들이 감성술집이나 펍들을 만남의 장소로 이용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늦은 저녁엔 가게 문이 닫는 까닭에 조금이라도 더 일찍 만나려는 모습이 많아졌다. 정오 등 대낮부터 술집 장사를 이어나가는 가게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동성로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최수영(40) 사장은 "영업제한이 사라졌지만 작년처럼 가게 오픈 1~2시간 전부터 기다리는 손님들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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