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시간 14분 대기만'…美 텍사스주 "경찰, 총기난사 대응 실패" 인정

어린이 19명, 교사 2명 숨질 동안 경찰 진입 가로막아…"담당 경찰서장, 아이들보다 경찰 더 중시" 비판

텍사스주 당국이 어린이 19명을 포함해 총 22명이 숨진 텍사스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텍사스주 당국이 어린이 19명을 포함해 총 22명이 숨진 텍사스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당시 경찰의 대응은 완전히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사진은 텍사스 공공안전국 국장인 스티브 맥크로는 지도와 그래픽을 사용하여 우발데의 롭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학교 총격 사건의 타임라인을 보여주는 장면. (AP=연합뉴스)

텍사스주 당국은 최근 어린이 19명 등 모두 22명이 숨진 텍사스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당시 경찰의 대응은 완전히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21일(현지시간) 텍사스 공공안전부 스티븐 매크로 국장은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충분한 숫자의 무장 경찰이 총격범 샐버도어 라모스(18)가 학교에 들어온 지 3분 만에 현장에 투입됐지만, 피트 아리돈도 유밸디 교육구 경찰서장은 경찰이 교실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리돈도 서장은 아이들보다 경찰 생명을 우선시했다. 그는 범인을 즉각 제압하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은 채 경찰 특수기동대(SWAT)의 출동만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건 당시 교실에 있던 아이들과 교사는 1시간 14분 8초 동안 경찰의 구조를 기다렸다. 그동안 총격범은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을 숨지게 한 뒤 국경순찰대원에 의해 사살당했다.

앞서 아리돈도 서장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현장 지휘관인지 몰랐으며, 지휘관 자격으로 어떤 명령도 내리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매크로 국장은 "경찰은 무기와 방탄복을 입었지만, 아이들은 아무것도 없었다. 경찰은 훈련받았지만, 범인은 그렇지 않았다"며 "현장 지휘관이 끔찍한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찰 대응이 처참하게 실패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 당시 대응은 우리가 '컬럼바인 고교 총기난사' 이후 지난 20여 년간 배운 것과는 정반대였다"고 주장했다.

미국 경찰은 '학교 총격범은 현장에서 즉각 제압해야 한다'는 표준 대응 지침을 두고 있다. 1999년 콜로라도주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격으로 학생 12명과 교사 1명이 숨진 사건이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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