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팔도명물] 특색있는 강원도 동해안 물회

양념 버무린 생선·오징어에 물 부어 차게 먹는 여름철 별미
강원도 지역마다 재료 천차만별…입맛대로 골라먹는 재미 있어

물회
물회

'새콤달콤'…

물회는 '갓 잡아 올린 생선이나 오징어를 날로 잘게 썰어서 만든 음식. 잘게 썬 재료를 파, 마늘, 고춧가루 따위의 양념으로 버무린뒤 물을 부어서 먹는 음식'으로 국어사전에 담겨 있다. 영어로는 'Cold Raw Fish Soup'. 차갑다는 단어가 포함될 정도로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여겨진다.

여름철 별미로 여겨질 수 있지만 최근에는 사시사철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음식이다. 원래 조업을 하는 어부들이 먹던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강원도의 동해안 6개 시·군의 지역별 특색있는 물회를 만나보자.

◆강릉

회가 흔한 동해안, 특히 강릉에서는 물회가 귀한 음식이 아니었다. 신선한 회를 그냥 먹거나 회무침으로 먹으면 되지 굳이 물을 부어 물회로 먹을 이유가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릉에는 물회로만 유명해진 집이 몇집 있다. 강릉의 물회는 주로 오징어나 가자미로 만든다. 여기에 우럭미역국을 반드시 곁들여 준다.

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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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나 가자미는 강릉에서 흔히 잡히는 생선이라 만만한 횟감이다. 요즘이야 고추장이 흔해 초장타령이지만 강릉의 장은 막장이었다. 과거에는 투박한 막장에 동치미 국물 등을 더해 맛을 냈으리라. 그렇게 만만했던 물회가 최근에는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28000원~3만원을 넘어서 버렸다. 그래서 회 좀 칠 줄안다는 강릉사람들은 시장에서 물가자미를 사와 집에서 물회를 만들어먹는다.

물가자미는 가격이 저렴해 20마리에 2-3만원이면 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저렴하게 물회를 먹고 싶다면 배달회를 시켜 유튜브나 인터넷에 떠도는 쉽게 만들 수 있는 물회육수 레시피로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냉면육수, 갈아만든 배 등으로 파는 물회의 맛을 충분히 낼 수 있다.

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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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동해의 청정지역에서 갓 잡아올린 신선한 해산물요리는 동해 어디에서나 마음껏 즐기실 수 있다. 얼큰한 해물탕과 매콤한 해물찜은 기본으로 신선한 활어회와 더위를 날려버릴 물회. 이중 동해시를 들렸다면 꼭 맛보고 가야 하는 음식은 물회다. 계절별로 제철 생선이 달라지긴 하지만 신선한 오징어와 뼈째 자른 가자미 등의 물회는 일품이다.

여기에 싱싱한 상추와 오이 등 각종 채소와 식당마다 더덕 등을 가미한 비법이 담긴 특별한 살얼음 육수를 붓는다면 이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고 싶어진다. 일례로 한 식당에서는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고 병원에 입원한 환자나 가족들이 찾는 경우를 보고 놀랐다는 후문도 있다.

그만큼 잊지 못하는 맛이다. 바다와 인접한 동해에서 육수에만 집중하면 싱싱한 회의 맛을 놓칠 수도 있다. 입안 가득 퍼지는 동해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회의 신선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회를 씹을 때는 마치 입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해장국처럼 시원한 속풀이가 가능하고 알싸하고 달달한 맛과 함께 바다를 즐기는 것. 이것이 동해에서 맛볼 수 있는 물회의 일석이조 매력이다.

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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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속초에는 여름이면 얼음을 동동 띄운 시원한 물회를 찾는 이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일단 살아있는 싱싱한 활어로 만들어 내는 물회는 더위에 지쳐 있는 이들에게 입맛과 생기를 되찾아 주는 음식이다.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는 물회는 거슬러 올라가면 오징어물회가 그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오징어물회는 어부들이 바다에 나가 먹던 음식이었다.

어부들이 조업 중 바다에서 잡은 오징어를 야채와 초고추장을 물에 함께 버무려 훌훌 마시면서 먹은 게 오징어물회의 시작이다. 오징어는 비리지 않은데다 육질이 단단해 씹는 맛이 일품이다. 어떤 물고기든 신선한 횟감이면 입에서 살살 녹기 마련이지만 오징어 물회는 동해안 횟감중에서도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이 오징어물회를 일반 횟집에서 상품화 해 팔기 시작하면서 그 맛이 소문이 났다. 물회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며 오징어뿐만 아니라 가자미 등 여러 가지 재료의 물회가 생겨났으며 최근에는 해삼, 멍게, 문어, 전복 등 갖가지 재료를 넣은 고가의 물회도 인기를 끌고 있다.

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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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삼척 물회는 다양하다. 물회 전문점마다 전통과 정통성을 고집하고 있고, 남녀노소 누구나 맛볼 수 있도록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싱싱한 횟감을 사용한다는 동해안 특성을 잘 살렸고, 전문점 마다 천차만별인 소스류, 횟감에 어울리는 각종 부산물 첨가 등으로 다양성을 창조해 내고 있다.

전날 술을 마신 뒤 속풀이가 필요한 술꾼들에게는 해장용으로, 일반 관광객들에는 찬 맛으로 먹는 별미인 물회는 싱싱한 횟감에 차가운 육수와 초장이 가미된 동해안에서만 찾을 수 있는 일품 음식이다. 회 본연의 맛을 즐기도록 각종 회에다 초고추장만을 내놓는 전문점이 있는가 하면, 회에다 각종 야채와 날치알, 콩가루까지 첨가해 마른김에 싸 먹도록 하는 전문점도 있다.

모든 물회에 살얼음 육수는 기본이다. 살얼음 육수는 완성도를 높이는 결정체다. 소스 또한 다양하다. 전문점마다 공개하지 않는 비법이 숨어있다. 삼척항 주변 한 전문점은 5년 이상 묵은 집장을 밑간으로 한 뒤 고객마다 초고추장을 첨가해 먹는 자유를 주고 있다.

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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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고성군 물회

금강산 가는 길목에 위치한 고성은 동해안 최북단의 청청한 황금어장을 자랑한다. 삼선녀어장, 저도어장, 북방어장 등 3대 어장과 연안에서도 다양한 해산물이 생산되고 있다. 대문어, 광어, 가자미, 우럭은 기본이고 오징어, 전복치, 미역치, 놀래미, 해삼, 멍게, 소라 등 바다가 내어주는 식재료가 넘쳐난다.

이 때문에 매운탕과 물회는 지역의 대표음식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특히 물회는 그날 어획한 해산물을 사용해 신선함과 담백함이 으뜸이다. 재료는 횟집마다 천차만별이다. 매일 잡히는 어종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고성물회는 타 지역과 마찬가지로 각종 채소와 고추장으로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을 만든다.

여기에다가 메인 식재료인 자연산 회가 얹혀지면 잊지못할 동해바다의 맛이 완성된다. 동해안 최북단 항구인 대진항과 거진항, 고성물회의 1번지 가진항, 낚시객이 많이 찾는 공현진항, 고성의 관문에 위치한 봉포항과 아야진항 등 어느 곳을 가든지 자연산 해산물로 만들어 내는 물회를 즐길 수 있다.

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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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양양에서의 물회는 '맞춤형'이 가능하다. 양양 수산항의 한 횟집은 참가자미 물회를 대표 메뉴로 내놓는다. 여기에는 싱싱하게 살아 움직이던 참가자미와 함께 전복, 해삼, 멍게가 곁들여진다. 물회에 들어가는 모든 해산물은 당연히 100% 자연산이다. 특유의 향으로 인기를 끌며 요즘은 전복보다 가치가 높아진 해삼을 추가 하고 싶다면 약간의 비용만 더 지불하면 된다.

데친 미나리를 물회와 함께하면 그 향이 남 다르다. 동해안에 횟집을 자주 찾는 지인의 소개로 가면 광어, 우럭, 물가자미 등 다양한 횟감을 물회 재료로 주문해 즐길 수 있다. 한 여름에는 오징어 물회가 인기다. 질긴 껍질을 제거한 오징어가 들어간 물회는 '싱싱함과 상큼함' 그 자체다. 양양의 경우 수산항과 낙산, 물치항 등 지역 대부분의 해변 횟집에서 물회를 주문할 수 있다. 가격은 1인분에 1만5,000~2만원이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글=강원일보 지방종합. 사진=강원일보 사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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