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7일(현지시각) 다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p〉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한국의 기준 금리가 2년 반 만에 역전됐다. 국내 증시와 물가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p 올린 2.25~2.50%로 결정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현재 한국 기준금리(2.25%)보다 높아졌다. 2020년 2월 이후 2년 5개월 만의 역전이다.
미국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25%p를 올린 데 이어 5월 0.5%p의 빅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 지난달에는 1994년 이래 28년 만에 처음으로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이처럼 경기 침체가 우려될 정도로 가파른 금리 인상 단행 배경에는 미국의 심각한 물가 상승세가 있다. 최근 발표된 6월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9.1% 상승, 1980년 11월 이후 42년 만에 최고 수준 인플레율을 기록했을 정도.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연준이 물가 급등세를 억제코자 이달 금리를 1%p 올리는 '울트라 스텝'이란 초강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물가 상승률이 너무 높다"며 "다음 위원회 회의에서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음 FOMC 회의는 오는 9월로 예정돼 있다.
경기침체 우려가 제기되지만 연준은 물가 잡기에 우선 초점을 둔 강경 노선을 당분간 이어갈 방침이라 국내 경제계도 긴장이다.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면 돈을 굴리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금리가 더 낮은 한국이 더는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니게 된다. 결국 외국인 자금이 한국 주식·채권 시장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져 '등 터진 새우' 신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수출기업 중심으로 국내 기업 대출 금리 상승, 달러 강세에 따른 수입거래 비용 증가, 국외자금 조달 비용 증가 등의 부정적 영향을 점치는 목소리가 있다.
반면에 앞서 한국은행이 빅 스텝에 나섰을 때 이미 한미 기준금리 역전을 예견하면서 틈을 좁혔던 터라 당장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금리 역전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심각한 자본유출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결정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라면서 "한미 정책금리 역전으로 외국인 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우리 경제 펀더멘털(주요 거시경제지표)과 적절한 대응이 자본유출입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아울러 한국은행이 추가 빅 스텝을 택하기 보다는 연말 2% 후반에서 3%까지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이달 13일 사상 첫 빅 스텝 소식을 알리며 "물가 흐름이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 당분간 기준금리를 0.25%p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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