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5세로 한 살 낮추기로 하면서 어린 아이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 돌봄 공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규수업이 끝난 후 돌봄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맞벌이 부부들은 "학제개편에 앞서 돌봄 인프라와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대구의 전체 초등학생 11만8천330명 중 돌봄교실에 참여하는 학생은 10.1%인 1만2천20명이다. 이 가운데 1, 2학년이 각각 5천277명(43.9%), 4천258명(35.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는 나이가 어린 저학년일수록 돌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보통 오후 4시까지 아이들을 돌봐주고, 어린이집은 연장반을 통해 오후 6시까지 아이를 맡는다. 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은 정규수업이 오후 1시 전후로 끝나 맞벌이 부부는 돌봄교실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대구의 올해 학년별 돌봄교실 참여율은 1학년 27.5%, 2학년은 22.5% 수준이다. 10명 중 2, 3명은 돌봄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반면 3학년(8.5%)과 4학년(3%), 5학년(1%), 6학년(0.3%) 등 학년이 올라가면 참여율이 낮아진다. 앞으로 입학연령이 낮아지면 학교 내 돌봄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관계자는 "현재 초등학교 돌봄은 주로 방과 후에 교실 내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이마저도 부족해 돌봄을 원하는 모든 학생이 돌봄서비스를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에 비해 유치원에선 등원부터 저녁 7시까지 원하는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치원이 제공하는 돌봄서비스를 준비 없이 초등학교로 떠넘기는 것이 옳은 정책인지는 생각해볼 일이다"고 비판했다.
맞벌이 부부들은 벌써 걱정이 태산이다. 2020년생 아들을 둔 직장인 A(34) 씨는 "초등학교 입학 이전에는 어린이집에 오후 4시까지 아이를 맡기고, 나머지 시간은 시부모가 돌볼 수 있다"며 "입학연령이 낮아지고, 돌봄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면 7살인 아이가 오후 1시 이후에 혼자서 하교를 해야 하고, 맡아줄 사람도 마땅찮게 된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은 "저학년인 아이들을 돌보느라 회사에서 눈치를 보며 육아휴직을 쓰거나, 여러 학원을 보내야 할 수 있다"며 입학 연령을 낮추는 방안에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돌봄의 경우 초등학교 1, 2학년생에 대해서는 전일제 돌봄을 오후 8시까지 확대하는 계획이 있다"며 "조기입학을 통해 학생들한테 돌봄이 조금 더 필요하다면 보조교사를 두고 문제점을 예방하고 보충학습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대안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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