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49년 만에 가동 중단된 포항제철소의 고로와 파이넥스는 지난 13일 모두 재가동됐지만 압연 등 후속공정 재가동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포항제철소는 13일 전로 7기 가운데 4기와 연주 8기 가운데 4기 등 일부 제강 공장을 정상 가동하며 철강반제품(슬라브) 생산을 시작했다. 반제품은 광양제철소로 보내 후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철강수급 안정화 및 고객사 피해 최소화를 위해 비상출하대응반 가동에 들어갔으며 보유중인 재고는 신속하게 출하하고 있다.
포항제철소의 압연공정(열과 압력을 가해 철을 가공해 용도에 맞게 제품을 만드는 작업)은 전력 복구는커녕 배수도 끝나지 않은 상태다. 뻘밭처럼 물과 흙이 엉망으로 기계를 덮고 있어 정확한 피해규모와 복구 및 재가동 여부는 지하시설물 복구가 마무리돼야 알 수 있다는 게 포스코 측의 설명이다.
현장에 투입된 한 작업자는 "대부분 설비를 교체해야 해서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고, 광양제철소의 압연설비를 뜯어오는 방안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철강 제품은 크게 철광석을 쇳물로 만드는 '제선'과 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해 강철로 만드는 '제강', 액체 상태의 철을 고체화하는 '연주', 열과 압력을 가해 철을 가공하는 '압연' 공정(후공정)으로 나뉘는데, 지하와 1층에 자리한 후공정이 문제다.
제강(4층 건물 높이에 위치) 외에 열연, 냉연, 압연 등 공장이 모두 바닥에 위치해 있어 침수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제철소는 2열연공장보다 규모가 절반에 불과한 1열연 공장을 살리는데 힘을 쏟고 있다. 또 후판 1,2,3 공장 중에는 3후판 공장 재가동에 매진하고 있다. 1열연공장과 3후판공장은 배수가 끝나 전원을 넣으며 재가동에 시동을 걸고 있다.
다만, 냉연공장은 규모가 워낙 커 하루종일 물을 빼도 침수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강판 공급도 비상이다. 전기강판은 포항제철소에만 생산 설비가 있기 때문이다. 1·2·3공장 가운데 3공장만 가동 중에 있다.
고객사들은 철강원료와 제품 수급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다. 공급량 감소에 따른 제품가격상승도 이어질 전망이다.
포항철강관리공단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철 생산의 35%를 책임지고 있는 포항제철소가 하루빨리 정상화가 안된다면 고객사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생산차질에 따른 철강가격 상승이 또다른 물가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도 예상된다"고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고로가 재가동돼 쇳물을 만들 수 있지만 이를 제품화하는 과정인 압연 시설물 대부분이 침수돼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광양제철소 등에서 물량을 소화하고 있지만 피해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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