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재정 경북축산기술연구소 연구사 "한우 농가 소득 향상에 도움 주고 싶어요"

"무게 1t 넘는 품종·기술 개발 현재 한 곳에 기술 이전 완료"
"축산 농가 컨설팅과 교육 업무 온난화 해소 저메탄 사료 연구"

하재정 한우연구실 연구사가 경북 영주시에 있는 경북축산기술연구소의 실험용 소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이화섭 기자.
하재정 한우연구실 연구사가 경북 영주시에 있는 경북축산기술연구소의 실험용 소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이화섭 기자.

경북은 전국에서 한우를 가장 많이 키우는 지역이다. 통계청과 축산물품평가원이 조사한 전국 시도의 한우 사육두수를 살펴보면 2022년 2/4분기 전국 한우 사육두수는 약 351만두이며 그 중 경북은 77만여 두로 전체의 22%를 차지한다.

경북 한우의 발전에는 경북축산기술연구소 내 한우연구실의 부단한 노력이 숨어있다. 올해 한우연구실은 1t급 슈퍼한우 개발과 한우 생산에 인공지능을 접목한 기술 개발로 주목을 받았다. 이같은 성과를 만들어낸 한우연구실의 연구진 중 한 명인 하재정 연구사를 만나 성과의 의미와 연구사로서의 생활에 대해 들어봤다.

먼저 최근 한우연구실이 개발한 기술들이 한우 농가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물어봤다.

"슈퍼 한우는 사료에다 6종의 첨가물을 적정비율로 배합해 크고 질이 좋은 한우를 만들어낸 기술입니다. 소의 무게가 1t을 넘어가도록 키울 수 있는 품종과 기술을 만들어내 농가 소득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거라 예상합니다. 현재 한 곳에 기술이전이 완료됐어요. 인공지능 기술은 수정란 상태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농가가 보급받은 수정란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겠죠.

또 개체식별 기술의 경우는 쉽게 말하면 소의 '페이스 아이디(ID)' 기술을 만들었다고 보면 돼요. 사람의 지문처럼 소 코에 있는 무늬가 개체마다 각각 다르거든요. 그걸 인식해서 소 귀에 있는 식별표가 떨어져도 구별이 가능하게끔 만든거죠."

한우연구실 연구원들은 낮에는 소를 관찰하고 밤에는 관찰 내용을 정리하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특히 소나 말처럼 가축 중 '대동물'로 분류되는 동물들을 관리하는 것은 부상의 위험을 늘 안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정액이나 난자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다치는 경우가 많아요. 예민해져 있다보니 발길질을 하기도 하고 그러다 차이면 굉장히 큰 부상을 입기도 하거든요. 게다가 소는 다른 가축들보다 수명이 긴 편입니다. 그래서 성과를 내려면 적어도 2, 3년은 걸려요. 연구기간이 길다보니 인내심이 필요하죠."

연구 외에도 축산 농가의 어려움 해결에도 연구원들이 나설 때가 많다. 소의 이상 유무부터 소를 키우는 전반적인 과정에서 연구원들의 손길을 요청하는 농가가 많다고. 현재 축산기술연구소에 한우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연구원이 5명이 있지만 늘 일손이 부족한 형편이다.

"저희 연구원들의 업무 중에는 품종이나 사육 기술 연구도 있지만 축산 농가에 대한 컨설팅과 교육 업무도 있어요. 기술을 개발하고 난 뒤에 이를 축산 농가에 보급하고 실용화가 되는 과정까지 모두 지켜보니까요. 그렇게 계속해서 관리해드리다 보면 어느샌가 저희들을 반기고 '팬'이 되는 농민들도 계세요."

최근 기후위기 문제에 축산업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목장에서 키우는 소가 내뿜는 트림과 방귀 속 메탄이 지구 온난화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하 연구사를 비롯한 한우연구실 연구진들이 연구하고 있는 것이 소가 사료를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줄일 수 있는 '저메탄 사료'다. 성과가 확인되면 축산 과정에서 발생되는 메탄의 양을 어느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어릴 때 외양간에서 키우던 소를 보고 자란 경험이 크게 작용해서 지금까지 소를 연구하고 있다는 하 연구사는 "앞으로도 축산기술연구소가 현장 실용화 연구의 최고 능력자들이 모인 곳으로 농가들에게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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