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평택 제빵사고 유족 "SPC, 장례식장서 합의금 제안…분노 치민다"

20일 오후 서울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열린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희생자 서울 추모행사에서 참가자가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서울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열린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희생자 서울 추모행사에서 참가자가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SPC가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에서 끼임 사고로 숨진 20대 노동자 A씨 측 유족에게 장례식장에서 형사고소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합의금을 제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족 측은 진상규명을 위해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보도에 따르면 A씨 측 유족의 법률대리인 오빛나라 변호사는 24일 "장례를 치르는 가운데 사측에서 먼저 합의를 요청했지만, 유족이 이를 거부하고 형사처벌을 원해 고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오 변호사는 "형사 절차를 위해선 반드시 사망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판단해 부검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 유족 측에 따르면 SPC 측은 입관식을 마친 날 저녁 장례식장에서 합의금을 언급했다. 피해보상과 형사고소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구체적인 금액까지 제시해왔다고 한다.

A씨 어머니는 "(SPC 측이) 금액을 제시했는데, (저희가) 겨를도 없고 그거를 이용해서 합의를 하려고 일부러 거기서 죽치고 앉아서 있었던 거라고 저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A씨 어머니는 합의금을 받으면 딸의 진실을 알 수 없게 될 것 같아 이 제안을 거절했다. 이어 다음 날 변호사를 선임해 고소를 결정했다.

A씨 어머니는 국회 국정감사에 SPL 강동석 대표가 출석해 사과한 것을 두고도 진정성이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앞서 강 대표는 "회사가 무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답했다.

SPC 측은 유족과의 합의 시도에 대해 MBC 측에 "유가족들이 슬픔을 딛고 일어서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예우해드리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공단 등 15명으로 구성된 관계자와 함께 경기도 평택의 SPL사고 현장에 대한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합동 감식팀은 공장 3층에 있는 사고 혼합기를 중심으로 감식을 진행했다. 또 오작동 여부와 안전설비 확인 등을 통해 사고 원인을 조사했다. 다만 감식팀은 "혼합기의 오작동 여부 등은 지금 단계에서 확정해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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