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시 수낵(42) 영국 총리 내정자가 25일(현지시간) 57대 총리로 정식 취임한다.
영국 총리실은 수낵 내정자가 이날 오전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 국왕을 알현한다고 24일 밝혔다. 내각제인 영국에서는 국왕이 총리 내정자를 만나 내각 구성을 요청한 뒤 취임을 승인한다.
단독 후보로 보수당 대표 및 총리 내정자로 결정된 수낵은 지난달 8일 왕위에 오른 찰스 3세가 승인한 첫 총리가 된다.
리즈 트러스 총리는 25일 오전 9시 마지막 내각 회의를 주재하고 버킹엄궁으로 가서 찰스 3세에게 사임을 보고한다.
트러스 퇴임 직후 수낵 내정자는 찰스 국왕을 찾아가고, 찰스 국왕은 정부 구성을 그에게 요청한다.
수낵 내정자는 오전 11시35분쯤 다우닝가 10번지 총리실 앞에서 취임 연설을 하고 총리직 수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재무장관을 지낸 수낵 내정자는 24일 보수당 당 대표 경선에 단독 출마해 당선됐다. 감세안으로 조기 사임한 리즈 트러스 총리를 잇는 차기 총리로 취임하게 됐다.
수낵 내정자는 경선 승리 뒤 "영국은 위대한 나라이나 우리가 심각한 경제적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우리는 안정과 단합이 필요하고, 나는 당과 영국의 단합을 최우선 사항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인도계인 수낵 내정자는 영국 역사상 최초의 비백인, 힌두교도 총리다.
그는 1812년 로버트 젠킨슨 이후 210년 만의 최연소 총리이기도 하다. 영국 옛 식민지 인도 이민자 가정 출신이지만 전형적인 엘리트 집안 출신이다.
신분제도가 있는 인도에서 수낵 가문은 최상위 계층인 브라만 계급이었다. 1980년 의사 아버지와 약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부유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유명 남성 사립 기숙 고등학교인 '윈체스터 칼리지'를 거쳐, 영국 옥스퍼드대 학부에서 철학·정치·경제(PPE)를 전공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이후 금융계에 뛰어들어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헤지펀드 파트너로 일했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수낵 내정자 부부는 약 7억3천만파운드(약 1조1천910억원) 자산을 보유한 손꼽히는 부자다.
수낵 내정자는 지난 2015년 정계에 입문했다. 2020년 보리스 존슨 전 총리에 의해 파격적으로 재무장관에 발탁된 뒤 코로나19 관련 지원책으로 대중 인지도를 높였다.
그는 자신을 발탁한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코로나19 방역 기간 중 '파티 게이트'로 정치적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사표를 내면서 존슨 전 총리 사임을 촉발하기도 했다.
차기 총리직에 오르는 수낵 내정자 앞에 놓인 과제는 막중하다. 영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1%로 치솟아 생활비 위기에 처해있고, 대외적으로는 지원 방침을 밝힌 우크라이나 전쟁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아일랜드 의정서 수정 문제로 불거진 유럽연합과의 갈등도 진행 중이다.
당장 전임 트러스 총리의 감세안이 야기한 금융시장 혼란 속에서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복지 등 지출삭감과 관련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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