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참사 유족 "1:1 매칭? 유류품 전달 외 없어…정부, 유족협의회 출범한대도 무응답"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참여연대 회원들이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이태원 참사 특별수사본부 앞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참여연대 회원들이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이태원 참사 특별수사본부 앞에서 '진짜 책임자' 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특별수사본부 수사 대상이 경찰과 소방공무원의 일선 실장, 팀장급에 집중돼 있다며 최종 책임을 져야하는 지휘부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이태원 압사 참사'에서 자녀를 잃은 유가족이 정부의 1대1 매칭 지원 약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유가족들이 추진 중인 '유가족 협의회' 구성 역시 정부의 대처가 미진한 탓에 유가족들이 스스로 앞장서 공감과 위로의 장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29일 핼러윈 참사 당시 희생자인 고(故) 이주영 씨 부친은 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정부가 유족에 관련 부처 공무원을 1대 1 매칭해 모든 지원을 다 하겠다고 발표했다'는 진행자 언급에 "뭐 그런 건 딱히 없었던 것 같다. 1대 1 매칭하던 경찰관이 저희한테 유류품을 챙겨서 직접 전달해 준 거 그것 말고는 없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앞서 정부는 참사 다음날인 지난 10월 30일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사망자 및 유가족에게 지방자치단체 담당자와 1대1 매칭을 통한 장례지원 ▷행안부와 서울시 협업을 통한 지방 거주 유가족 지원 ▷외국인 사망자 유가족에 관계 공무원과 1대1 매칭 지원 등을 발표한 바 있다.

유가족인 이씨는 이와 관련, 경찰의 유류품 전달 외 별다른 연락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담당 공무원이 계속 연락을 취해오고 도움 필요한 거 없느냐는 연락도 없었는지'를 재차 묻는 진행자에 "없었다. 장례식 때 와서 1대 1 매칭을 한다고 필요한 부분 있으면 이야기해달라고 이야기는 했는데 그때는 사실 딱히 저희가 요청할 만한 부분이 없었고, 그 이후에는 전혀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례식 끝나니까 그 다음부터는 아예 연락이 없었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아울러 이씨는 같은 아픔을 겪는 유족들끼리 대화하고 위로할 수 있도록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문의에도 정부가 거절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씨는 "저희들이 이렇게 아프고 힘들었는데 워낙 희생자가 많았지 않나"면서 "그러면 그 많은 희생자들 유가족들도 저희하고 똑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한 분이라도 만나 뵙고 같이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전혀 연락할 방법도 없고 확인할 방법도 없었기 때문에 굉장히 답답했다"고 호소했다.

그는 현재 추진 중인 참사 희생자 유가족 협의회 구성을 언급하면서 "먼저 정부에서 저희들을 위해서 공간을 마련해 주고 유가족들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는 게 있었으면 저희가 이렇게 외롭고 슬프지는 않았을 거다"며 "그런 게 없었으니까 저희들 만이라도 한 공간에서 서로 위로하고, 저희들 스스로밖에 기댈 수가 없기 때문에 이렇게 모임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참사 발생 한 달 여 만인 지난달 28일 유가족들은 그동안 정부의 대응이 부족했다고 지적하며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 협의회'(가칭) 발족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를 상대로 단합된 목소리를 내고 유족끼리 서로 소통하는 장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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