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泽民) 전 중국 주석만큼 중국인들 사이에서 애증이 엇갈리는 인물도 없을 것이다.
시진핑(习近平) 주석이 당 대회를 열어 3연임을 공식화한 지 불과 한 달여밖에 지나지 않은 지난달 30일 장 전 주석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에 이은 3세대 지도자로 WTO 가입을 시작으로 'G2 중국'을 이끈 그의 사망은 한 시대의 종말을 상징하면서 동시에 코로나 방역 정책에 대한 반발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와중에 발표되면서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공개 활동은 2019년 10월 국경절 열병식이 마지막이었다. 이날 TV로 생중계된 화면에서 장 전 주석은 톈안먼 망루에 꼿꼿이 서 있었다.
그때 이후 두문불출하자 건강 악화와 사망설이 수시로 터져 나왔다. 지난 10월 열린 제20차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도 그의 신변을 둘러싼 추측이 난무했다.
그러자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보낸 생일 축하 화환 앞에서 찍은 장 전 주석 부부의 사진이 돌연 공개됐다. 8월 17일이 생일인데 그로부터 한 달 반이나 지난 시점이어서 시 주석의 3연임 공식화를 지지한다는 뜻을 드러내려 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장 전 주석의 죽음은 한 시대를 풍미한 '상하이방'의 몰락을 의미한다. 지난 당 대회에서 후진타오(胡锦涛) 전 주석이 끌려 나가다시피 하면서 '공청단'의 숙청을 상징한 것처럼 말이다.
'국장'(國葬)으로 시 주석이 직접 장례위원장을 맡는 등 덩샤오핑에 버금가는 최고 예우로 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추도대회를 치를 예정이지만, 톈안먼 장례가 백지 시위를 격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하지나 않을까 중국 정부는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장 전 주석에 대한 추모 분위기는 미묘하다. 개혁 개방 이후 중국 경제 도약의 견인차 역할과 더불어 6·4 톈안먼 사태 무력 진압과 파룬궁 사태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민의 사랑을 받던 후야오방(胡耀邦) 총서기 사망 때와는 추모 분위기가 크게 달라 제2의 톈안먼 사태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중 수교를 맺은 당사자로 한국에 대해서는 각별했다.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dider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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