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세종시에서 주행 중이던 테슬라 전기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다른 차량과 부딪힌 뒤 불이 나 운전자가 다리에 화상을 입었다. 7일 오후에는 서울의 한 테슬라 서비스센터에 주차된 테슬라 차량에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사건이 잇따르면서 전기차 안전성에 대한 대중의 불안 심리도 커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한 우려 글들이 적지 않다. 대중의 우려대로 전기차는 화재에 취약한 것인가?
소방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기차 전체 차량 대수 대비 화재 사고율은 0.02%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차량 화재 사고율(0.02%)과 같은 수치다. 적어도 국내 데이터상으로는 내연기관 차량보다 전기차의 화재 발생 빈도가 높다고 볼 수 없다. 사실, 이 문제는 섣불리 단정 짓기 어렵다. 전기차가 본격 보급된 지 이제 몇 년밖에 되지 않아 차량 결함·화재 등에 대한 유의미한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아서다.
전기차 화재는 발생 때마다 뉴스를 탄다. 이로 인해 전기차가 불이 잘 난다는 고정관념이 생길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전기차 화재의 특징은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전기차 배터리에서 불이 나면 열 폭주 현상으로 몇 초 안에 불길이 차량 전체로 번진다. 차량 화재 시 내연기관 차량의 경우 운전자가 대피할 시간이 어느 정도 있지만 전기차는 그렇지 않다.
전기차 화재는 진화하기가 매우 어렵다. 물을 몇 시간 동안 퍼부어도 불이 잘 안 꺼진다. 지난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당시 소방관들은 불을 끄는 데 10만ℓ의 물을 썼다고 알려졌다. 해당 소방서에서 평균 한 달 동안 쓰는 물의 양이라고 한다.
리튬이온인 현재의 배터리 방식으로는 전기차 화재 위험성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대안은 전고체 배터리인데 상용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업계 추정으로는 상용화 시기가 2030년 이후이다.
전기차는 시기상의 문제일 뿐 자동차 시장의 주류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전기차 안전성에 대한 담보가 중요하다. 우선은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전기차 화재에 대비한 소방청의 전용 진화 장비도 턱없이 부족하다. 전기차 화재에 대한 소방 당국의 대응 인프라 구축 등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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