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키 170㎝ 이상 청결한 20~40세 정자 구합니다…사례금 5천위안" 中정자은행 난리

61년만에 인구 줄고 출생률 사상 최저…자격 갖춘 기증자는 15년새 급감

베이징 한 쇼핑몰의 탁아소. EPA=연합뉴스
베이징 한 쇼핑몰의 탁아소. EPA=연합뉴스

중국에서 1961년 이후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한 것과 더불어 출생률이 사상 최저로 떨어진 가운데 여러 지역에서 정자 기증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0일 베이징의 비영리 정자은행 소셜미디어 계정에 "키 170㎝ 이상의 청결한 습관을 지닌 20∼40세로, 감염병이나 유전병이 없고 큰 탈모도 없는 남성을 구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그러면서 "베이징과 톈진의 기혼 부부 불임률이 15%에 달하고 그중 40%는 정자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정자은행은 설명했다.

이어 현재 정자 기증을 필요로 하는 부부는 최대 2년을 대기해야 한다면서 약 5천 위안(약 93만 원)까지 사례금이 지급되니 대학생들은 많이 참여해달라고 독려했다.

또 산시성의 정자은행은 지난 9일 기증자들에게 정자 분석, 염색체 검사, 유전병과 감염병 검사 등 무료 건강검진을 제공한다고 공지했고, 산둥성의 정자은행은 기증자에게 정자를 10년간 냉동 보관할 수 있으며 필요할 경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정자는 초저온에서 보관돼야 하는 등 높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2016년 중국 연구진이 2001년~2015년 3만636명의 건강한 남성에게서 7만개 이상의 정자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정자의 농도·수·활동성·정상적인 형태 등을 중심으로 한 중국 젊은 남성의 정자의 질은 떨어졌다.

자격을 갖춘 기증자의 비율은 2001년 55.78%에서 2015년 17.8%로 급감했다. 또 정상적인 형태를 가진 정자의 비율은 같은 기간 31.8%에서 10.8%로 줄었다.

정자은행 관계자는 "기증자는 평균 남성의 3배에 달하는 정자 농도를 지녀야 한다며, 많은 남성은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자격을 갖추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출생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2021년부터 '한 가정 세 자녀'를 허용하는 등 적극적인 출산 장려로 돌아섰다.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인구 감소에 따른 재정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1800만명에 가까운 중국 1선 도시인 광둥성 선전시는 셋째 아이를 둔 가족에 3년 동안 최대 1만9000위안(약 35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쓰촨성은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현지 정부에 자녀를 등록해 정부의 육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등록 자녀 수에 대한 제한도 없애는 파격적인 정책을 내놨다.

중국 유명 경제학자인 런즈핑은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현행법상 중국의 법정 결혼 연령을 현재 남성 22세, 여성 20세에서 각각 18세로 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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