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남이공대 만학도 네 자매 "저에게도 학번이 생겼어요"

작년 입학한 넷째 태선 씨 영향…문선·용희·문희 씨 동시에 입학
"복지 배워 인생 2막 설계 기대"

지난 4일 영남이공대 사회복지서비스과에서 함께 공부하게 된 만학도 네 자매. 왼쪽부터 김문희, 김태선 씨, 어머니 우옥순 씨, 김문선, 김용희 씨. 이화섭 기자.
지난 4일 영남이공대 사회복지서비스과에서 함께 공부하게 된 만학도 네 자매. 왼쪽부터 김문희, 김태선 씨, 어머니 우옥순 씨, 김문선, 김용희 씨. 이화섭 기자.

작년 입학한 넷째 태선 씨 영향

문선·용희·문희 씨 동시에 입학

"복지 배워 인생 2막 설계 기대"

올해 영남이공대 사회복지서비스과에 입학한 세 명의 만학도가 화제다. 서로 자매 관계인데다가 지난해 먼저 입학한 자매가 한 명 더 있어 네 자매가 함께 영남이공대 학생이 됐다.

주인공은 김문선(71), 김태선(69), 김용희(61), 김문희(56) 씨로 지난 4일 문선, 용희, 문희 씨가 영남이공대 사회복지서비스과에 입학했다. 태선 씨는 지난해에 같은 학과에 입학해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네 자매가 같은 학교를 다니게 된 건 7남매 중 넷째인 태선 씨의 영향이 컸다. 태선 씨가 열심히 살아온 젊은 날을 되돌아보며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보니 그것이 바로 공부였다는 것. 태선 씨가 사회복지 관련 공부를 하며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모습을 보고 문선, 용희, 문희 씨가 자극을 받은 부분이 있었고, 입학을 결심하게 됐다.

태선 씨를 제외하고는 올해 입학하는 세 사람은 전업주부이기는 했지만 나름 사회에서 자원봉사 등을 통해 사회복지에 관해 관심이 있었던 것도 해당 분야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네 사람은 비록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했지만 대학 생활에 대한 설레는 마음은 스무살 신입생 못지 않았다. 문선 씨는 "공부하는 게 재미있는 일임을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은데 하나하나씩 아는 재미를 느끼면 정말 재미있다"며 "지금 시작하는 이 공부들이 신나는 노년, 축제 같은 노년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용희 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나도 학번이 생겼다'며 이야기하면 자랑스럽다"며 "평소에 하던 사회 봉사활동과 복지 관련 지식을 체계적으로 배워 인생 2막을 설계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네 자매 만학도들은 새로 시작하는 공부에 대해 걱정되는 부분도 없지 않았지만 입학 준비부터 지금까지 가족들의 도움과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 때문에 걱정을 수월하게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문희 씨는 "20세 신입생과 같은 마음으로 '우리가 그들보다 못할 게 뭔가'라는 마음으로 입학을 준비했다"며 "또 컴퓨터 활용 방법처럼 젊은 친구들을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에서는 자녀와 남편의 도움과 응원으로 극복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중 선배라 할 수 있는 태선 씨는 "나이가 들어 학생이 돼 보니 자식들과 손자·손녀들이 학생일 때 겪었던 고충 같은 것들도 이해가 되고 서로 소통이 되기도 했다"며 "앞으로 네 자매가 서로 함께 '학생의 고충'이라는 행복한 고민을 함께 나누면서 공부하고 소통하며 지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입학식 날에는 네 자매의 어머니 우옥순(93) 씨도 참석해 온 가족의 경사스런 날이 됐다. 어머니 우 씨는 "자녀들이 어렸을 때 내가 해 줬어야 하는 일인데 스스로 준비하는 걸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 장하다"고 네 딸들의 입학을 지켜보는 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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