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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제명" 청원-"이재명 출당" 맞불…민주당 내홍 점입가경

이탈표 색출·수박깨기 집회…지도부는 조치 전혀 못 내놔
일각 "더는 기대할 것 없다"…비명 원내대표 추대 의견도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더불어수박깨기운동본부 관계자들이 비명계 의원들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더불어수박깨기운동본부 관계자들이 비명계 의원들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수박'은 이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는 뜻으로 이 대표 측 지지자가 지난 대선 당시 경선 상대였던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 등을 비난할 때 쓰는 표현이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표 국회 체포동의안에 대해 '가결 같은 부결'로 촉발된 더불어민주당의 자중지란(自中之亂)이 숙지지 않고 있다.

당 지도부가 이 대표를 향했던 견제 목소리에 부응하는 조치를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대표 강성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들이 국회 본회의 체포동의안 이탈표(非 반대표) 색출 작업에 나서면서 제1야당의 내부 갈등이 속으로 더 곪아가는 양상이다.

정치권에선 내년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제1야당 내부의 계파 간 힘겨루기가 '이 대표 사법리스크 현실화'로 조기에 격렬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일 민주당 청원게시판에는 3천명이 넘는 책임당원들이 '이재명 당 대표 사퇴 및 출당, 제명을 청원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지난 3일 등록)에 동의를 표시했다.

청원자는 "이재명 당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토건·토착비리의 사법리스크로 인해 더불어민주당의 가치와 정의가 훼손되고 당을 분열로 이끈 장본인이기에 권리당원으로서 청원한다"며 "민주당은 소수의 개딸(개혁의딸)이나 이재명 사당이 아니다. 합리적으로 올바른 가치를 추구하는 공당의 모습으로 돌아올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장의 취지를 설명했다.

당내에선 개딸들이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비명계 의원들을 겨냥한 '수박 깨기' 집회를 개최하고 이낙연 전 대표 영구제명을 요구하는 청원까지 진행하자 이른바 '비명계' 지지세력이 맞불을 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개딸들이 이낙연 전 대표는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이번 사태에 끌어들여 일부 비명계 의원과 함께 처단해야 할 '7적'으로 규정한 자료를 유포하는 등 도가 지나친 행동을 이어가자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이재명 대표가 뒤늦게 개딸들의 자제를 요청했지만 며느리를 구박하는 시어머니를 말리는 시누이 이미지를 떨쳐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비명계 일각에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힘으로 누르려고만 하는 지도부에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강한 반발도 나오고 있다.

내달 치러질 원내대표 선거에서 현 지도부를 견제하면서 '비명계'의 구심점이 될 후보를 적극 지원하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제안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무기명 비밀투표를 통해 현 지도부에 '보다 낮은 자세로 비주류와 소통하라'고 점잖게 훈수를 뒀던 비명계 인사들이 최근 개딸들의 행태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하겠느냐"며 "체포동의안에 찬성이 아니라 기권 또는 무효표를 던졌던 의원들도 이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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