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그립습니다] 박명호(가명) 씨의 딸 고 박미소(가명) 양

"아직도 비번 급하게 누르면서 뛰어 들어올 것만 같은데…함께할 수 없어 자꾸 눈물이 나네"

박명호(가명) 씨의 딸 고 박미소(가명) 씨가 생전에 충남 서천군 장항스카이워크 인근 해변가에서 박 씨의 아내와 함께 촬영한 사진. 가족 제공.
박명호(가명) 씨의 딸 고 박미소(가명) 씨가 생전에 충남 서천군 장항스카이워크 인근 해변가에서 박 씨의 아내와 함께 촬영한 사진. 가족 제공.

미소야, 얼마 안 있으면 우리 사랑하는 미소의 17번째 생일이네. 아빠, 엄마, 오빠가 하늘만큼 땅만큼 축하하고 사랑해. 생일케이크는 당연히 네가 좋아하는 민트초코 많이 들어간 아이스크림 케이크로 준비해야겠지?

미소야, 아빠는 우리 미소가 상상하기 조차 힘든 범죄 피해를 당했던 것을 뒤늦게 알고 가슴이 아팠단다. 아빠는 네게 "너의 잘못은 없고 너에게 나쁜 짓을 한 사람이 나쁜거야, 악몽을 꾸었다고 생각하고 힘든 시간 우리 잘 이겨 내보자"고 했지. 미소가 경찰 녹화진술을 하러 가기 전에도 이 또한 지나갈거라고, 지금은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말했지.

힘든 시간을 꿋꿋이 이겨내는 미소의 모습을 보며 아빠, 엄마는 너무 고맙고 너무 미안했단다. 그 때만 해도 "미소야, 우리 힘내고 앞으로 좋은 시간 많이 만들려 노력하자. 아빠, 엄마가 미소 마니마니 사랑하는거 알지♥♥"라고 보낸 문자에 "난 잘 할 거야"라고 용기있게 답을 했던 씩씩한 우리 미소가 기억나네.

그 이후 시간 동안 안 좋은 일들이 자꾸 생기고 그날의 기억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아픔을 아빠, 엄마는 전혀 모른 채, 힘든 미소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어주지 못해서 많이 답답하고 서운했겠다 그치? 아빠, 엄마는 오히려 부담 줄까봐서 마음으로는 늘 걱정은 해도 말없이 응원해주는것이 나을거라 생각했던건데 뒤늦은 후회가 되네.

2년 전 5월10일 아빠가 좋아하는 빵 사갈까 했었는데 몇 번 갔던 마카롱집에서 마카롱을 사러 가자고 해서 같이 갔었잖아. 그게 우리 미소와의 마지막 동행이 될 줄은…. 우리 앞으로 여행도 더 자주가고 행복하게 열심히 살자고 몇일 전에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말이야.

미소야, 너를 갑작스럽게 떠나보내고 2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까지 어떻게 하루하루를 버텼는지 모르겠다. 아직도 미소가 출입문 비번을 급하게 누르면서 뛰어 들어올것만 같은데….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에 자꾸 눈물만 흘리게 되네. 우리 딸에게 혼나겠다.

마지막 남긴 편지에서 남긴 "나쁜 사람은 벌 받아야 하잖아"라는 말, 아직도 마음에 새기고 있어. 국민청원, 엄벌탄원 동의, 기자회견 등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찾아 뛰어다녔고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물음에 답을 줄 수 있어서 더는 못난 아빠, 엄마가 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 생각해.

미소가 힘들지만 경찰에 고소를 하게 된 이유가 다른 제2,3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듯, 아빠, 엄마도 외롭고 힘든 싸움이지만 정보공개소송과 국가상대 손해배상 소송을 하는 이유가 다시는 이런 말도 안되는 일로 또다른 피해자가 대한민국에서 생기지 않기를 바래서야. 많이 응원해줘라.

하늘나라에선 힘들었던 기억들은 모두 잊고 행복했고 좋았던 기억들만 간직하고 살길 바랄게. 아빠 엄마 가슴에 항상 미소와 영원히 같이 할거니까 더 이상 외롭다고 생각하지 말아 아빠가 또 편지할께요. 안녕, 우리 예쁜 딸.

다음에 이어질 글은 미소가 있는 납골당에 친구들과 엄마가 남긴 글이야.

"사랑하는 미소야. 미소야 생일 축하해! 나랑 미영이랑 너희 어머니 아버지랑 너 보러 왔어. 보고싶다. 거기서는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지내! 보고싶다 내 친구 나중에 또 다시 올게. 사랑해."

"이쁜 꽃공주 미소에게. 미소야 요즘에 너가 너무 보고 싶어. 거기에선 잘 지내는거지? 거기에선 울지말고 먹고 싶은거 마음 껏 먹어. 민트초코 너가 좋아했잖아, 미소 다음생엔 꼭 행복하고 다음생에도 나랑 친구해줘야 해. 사랑해, 꽃공주."

"보고싶은 미소야, 엄마 아빠 딸로 와줘서 고마웠어. 너와 함게 했던 추억들 가슴속에 간직하며 살게. 하늘나라에서 웃으면서 행복하게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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