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는 차량에 저장된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반응시켜 얻은 전기를 이용해 모터를 구동하는 친환경 자동차이다. 즉,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해 연료전지시스템으로 전기를 생산해 움직이며,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순수한 물(H2O)만 배출할 뿐 아니라, 운행 중 대기에 있는 초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기능이 있어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로 불리고 있다.
연료인 수소가 지구상에 무한하다는 점과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이 친환경적이라는 점에서 산업 전반에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내연기관과 달리 연료전지 스택, 모터, 배터리, 수소탱크 등이 탑재되어 있다.
1990년대 말부터 일부 자동차 제조사들은 혁신적으로 도전하여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Fuel-Cell Electric Vehicle, 이하 FCEV)'의 프로토타입을 선보였다. 일부 모델들을 잡지에서 보면 "10~15년 후면 FCEV가 대중화될 거예요." 차를 소개하는 이들은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어느덧 30여 년이 흘렀다. 지금 FCEV가 흔한가? 글쎄, 아직 멀었다. 앞으로도 미래는 장담 할 수는 없다.
무공해 자동차의 미래를 두 전기차의 경쟁 구도로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배터리에 저장한 전기를 꺼내 쓰는 전기자동차(BEV)와 수소를 전기로 바꿔 쓰는 FCEV다. 현재의 주역은 BEV다. 하지만 FCEV로 오랜 세월 갈고 닦은 우월한 지위 또한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BEV와 FCEV 사이의 경쟁은 끝나지 않아 보인다.

◆수소연료전지자동차 역사
수소연료자동차는 1960년에 오스트리아 출신 칼 코르데쉬(Karl Kordesch)라는 전지를 연구하는 과학자가 수소연료전지를 소개하면서 시작되었다. 1966년에 GM에서 6인승 밴을 개조해 제작한 일렉트로 밴에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하였고, 이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첫 시작이었다. 195km의 주행가능거리와 약 120km/h의 최고속도를 냈다.
밴의 뒷부분을 가득 채운 연료전지, 수소와 산소를 담은 대형 탱크 때문에 2명만 탑승 가능했다. 하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단 한 대만 제작되었다.
1975년 다임러-벤츠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세계 최초 수소 미니 버스를 선보였다. 이후 개발을 지속해 1984년부터는 수소를 활용한 밴을 10대 생산해 약 1988년까지 68만km를 주행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 당시 자동차 제조사들이 수소 에너지에 공을 들인 이유는 우주 개발붐과 함께 발발한 2차 석유파동이었다. 화석 연료 가격이 비싸지고 고갈 공포까지 더해지면서 대체 에너지를 빠르게 탐색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또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가 상용화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커다란 수소 탱크 때문에 공간 효율이 낮았고 생산 원가와 수소 비용도 높았기 때문이다. 수소 안전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상당했다. 그리고 다시 화석 연료 가격이 낮아지면서 관심도 크게 떨어졌다.
2000년도에 들어서자 비로소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현실화된다. 환경 문제가 불거지면서 세계 각국의 화석 연료를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빨라지면서다.
우리나라도 2001년도부터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를 연구하고 개발하여 현재는 양산까지 진행되고 있으며, 세계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시장에서는 승용, 상용, 산업등에 크게 이바지 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가 주목받는 이유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가 각광받는 이유를 말하기 앞서, 수소는 여러 측면에서 매우 편리한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는다. 도시가스처럼 수송관을 통해 가정으로 보낼 수 있고, 이를 연소시켜 음식을 조리할 수도 있는가 하면, 수소발전기를 통해 전기를 생산할 수도 있다.
휘발유 대신 자동차 연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 석유 등의 화석연료뿐 아니라 풍력·태양열 등 다른 대체에너지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사용범위는 수소에너지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 중요한 요소다. 수소에너지 전문가들은 수소에너지, 수소 경제의 결정판으로 수소연료 전지자동차를 꼽는다.
그 이유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에 수소 관련 기술들이 집약돼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종원 수소에너지사업단 단장은 "수소를 자동차 연료원으로 쓸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는 수소를 산업용에서부터 가정용까지 그 어떤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전기자동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가 각광받는 이유는 전기자동차는 배터리와 모터만으로 차량을 구동하기 때문에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엔진이 없어 소음과 진동이 적으며, 응답성이 좋은 모터 고유의 속성 덕분에 내연기관자동차 대비 중저속에서 가속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지만, 1회 충전 당 주행거리에 한계가 있고, 완충 하는데 시간이 오래걸리며, 자동차의 크기가 커지면 배터리의 무게도 무거워져 효율이 떨어진다.
하지만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는 물 이외에 배출가스를 발생시키지 않아 각종 유해 물질이나 온실가스에 의한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전기차 대비 충전 시간이 5분 내외로 짧고 연료 효율이 높아 주행거리가 길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에도 개선점은 존재한다.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촉매제로 백금을 사용하기 때문에 생산 단가가 높고, 수소 충전소 인프라 구축에 드는 비용이 높아 아직 대중화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미래
지난 수십 년간 FCEV의 개발 과정은 비교적 예측이 쉬웠다. 기본 원리도 실용적이었다. 관건은 연료전지와 수소탱크의 원가를 줄이는데 있다. 현대 넥소차량은 3개의 저장탱크로 최대 500km를 주행하는 FCEV의 '비용균형점(Cost-Parity)'이 항속 거리가 같은 BEV와 같다"고 말한다.
여느 기술 분야와 마찬가지로, 자동차 한 대 당 원가는 생산대수를 늘려야만 낮출 수 있다. FCEV 비용균형점은 연간 10만 대 규모다. 하지만 불행히도 FCEV는 아직 그만큼의 수요가 없다. 소비자가 과감하게 FCEV의 구매를 결정할 만큼 수소충전 인프라가 충분하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상용차와 버스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2020년 9월, 현대차그룹은 스위스의 H2 에너지와 FCEV 트럭 1,000대를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트럭은 미리 정한 동선을 따라 달린다. 그리고 수소 펌프를 설치할 수 있는 창고에 주기적으로 들른다. 버스 또한 비슷하다. 이런 이유로 이미 전 세계의 많은 도시가 FCEV 버스를 사용하고 있다.

수송 분야에선 확실히 FCEV가 BEV를 넘어선다. 트럭에 맞는 용량의 배터리보다 연료전지와 수소탱크를 합친 무게가 훨씬 가벼운 까닭이다. 이는 그만큼 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참고로 총 중량 34톤짜리 디젤 트럭은 7분 정도 걸려 가득 주유한 다음 400km 안팎의 거리를 달린다. FCEV 트럭의 총 소유비용이 디젤 트럭과 같으려면 수소를 재생 에너지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스위스는 그런 조건을 갖췄다.
하지만 승용차는 다르다. 수소충전소가 더 필요하다. 에너지 회사들은 충분한 수익을 확신하기 전까지는 충전소 구축을 꺼린다. 그야말로 교착상태다.
FCEV와 BEV 양쪽 모두 제조비용, 환경비용, 광물자원 고갈, 인프라의 기술 및 경제성 등 수많은 미지의 요소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또한 국가마다 에너지원에 따른 세금과 보조금 제도가 크게 차이 난다.
이 모든 불확실성과 변화에 직면한 상황에서 오직 한 종류의 자동차에 지구의 미래를 맡기는 건 현명하지 않다. FCEV와 BEV 모두에 희망을 걸고,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류경진 영남이공대학교 스마트 e-자동차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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