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전자 반도체 감산 소식에 구미 반도체소재부품 '노란불'

지역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들의 매출 감소는 불가피... 뾰족한 탈출구가 없어 근심...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상북도 구미시 SK 실트론에서 열린 반도체 웨이퍼 증설 투자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박수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영식·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최태원 SK그룹 회장, 윤 대통령,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장호 구미시장, 장용호 SK실트론 사장.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상북도 구미시 SK 실트론에서 열린 반도체 웨이퍼 증설 투자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박수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영식·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최태원 SK그룹 회장, 윤 대통령,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장호 구미시장, 장용호 SK실트론 사장. 연합뉴스

구미 공단에서 반도체 관련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A(56) 대표는 요즘 삼성전자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이 반도체 감산을 공식화하면서 하청업체까지 불똥이 튀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다.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은 삼성전자는 최근 25년 만에 '무감산' 기조에서 입장을 선회, 글로벌 감산 행렬에 동참했다.

A 대표는 "대기업이 기침을 하면 하청업체는 몸살을 앓는다"며 "삼성이 반도체 물량을 줄이면 지역 하청 업체 수주물량도 중장기적으로 줄어드는 수순을 밟게 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감산 소식에 구미지역의 반도체 기업들이 화들짝 놀라고 있다. 반도체 소재·부품 공급을 담당하는 구미 기업들의 생산량과 매출 감소 등 눈에 보이는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미는 SK실트론(웨이퍼), LG이노텍(통신용 반도체기판), 원익큐엔씨(반도체용 쿼츠췌어) 등 굵직한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을 비롯해 344개사가 집적돼 있어 삼성전자 등 반도체 원청 업체의 향배가 업황에 직접적인 받는다.

반도체 부품을 공급하는 B기업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공식화하면서 소재,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들은 피부로 느껴지는 매출감소가 곧 생겨날 것이라 본다. 현재로서는 삼성전자의 감산에 맞춰 재고조절을 하며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구미 지역의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들의 매출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뾰족한 탈출구가 없는 상황이 업계의 전망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반도체 사이클 회복 및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증산할 때까지는 별다른 탈출구가 없는 상황이라는 게 업계 정설이다.

다만 구미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들은 '악성재고'에 대해서는 위험부담이 비교적 적어 당분간은 본격적인 매출 내리막은 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C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감산에 따라 전체적인 반도체 부품 등의 납품 매출량은 줄어들지만 반도체 소재·부품 공급 특성상 주문을 받은 뒤에 납기일에 맞춰 생산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 불황이 길어지지 않는다면 위기를 잘 대처할 여지가 있다"고 귀띔했다.

이현권 구미 반도체특화단지 실무추진단 TF팀장(금오공대 기획처장)은 "반도체 사이클이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 소재부품도 매출이 불가피하게 줄어들게 될 것이다"면서도 "반대로 생각하면 지금보다 더 나빠질 상황은 없고, 쌓여있는 재고 해소와 반도체 사이클이 돌아오게 된다면 매출에 타격입은 구미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들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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