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계획 고시부터 토지 보상까지 최소 4~5년인데, 구미 하이테크밸리는 이미 보상까지 마쳤습니다."
경북 구미시가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에 사활을 건 가운데 구미 하이테크밸리 국가산업단지(5단지)가 편리한 교통망, 풍부한 물, 안정적인 전력, 기존 산업단지와의 연계 등으로 반도체 산업의 최적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수도권의 경우 토지 보상 등의 문제로 착공이 수년째 지연되고 있지만, 하이테크밸리는 신속히 활용 가능해 우리나라가 반도체 초격차를 확보하기 위한 최적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아직도 보상 중
2019년 2월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일대가 들썩였다.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하게 될 반도체 클러스터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당시 정부는 원삼면 일원 415만㎡(125만5천여평) 규모의 땅에 첨단 반도체 공장 단지를 세운다는 내용의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반도체 미래시장 선점을 명분으로 지원을 약속한 대규모 프로젝트다. 하지만 정부 발표 후 4년이 지났지만 아직 '첫 삽' 조차 뜨지 못했다.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지역 민원 ▷토지·지장물 보상 장기화 ▷ 용수 공급 인프라 구축 장기화 등이 원인이다.
우리와 반도체 초격차를 다투는 주요 국가들은 자국 생산기지를 발 빠르게 확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속도전'에서 크게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서는 신속한 투자와 인프라가 관건이다. 만약 이러한 것들이 제때 뒷받침되지 않으면 국가 경쟁력 확보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 준비된 땅, 구미 하이테크밸리 국가산단
지난 22일 경북 구미시 산동읍에 있는 구미 하이테크밸리 국가산업단지(5단지) 1단계. 잘 닦인 도로를 따라 단지 안으로 진입하자 상생형 구미 일자리 기업인 LG BCM의 2차 전지 양극재 공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공장 안에선 각종 중장비들이 굉음을 내며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인부 수백여명도 땀을 쏟고 있었다. 부지 6만6천㎥, 연 면적 7만6천㎥ 규모인 이 공장에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공정률은 90%로, 오는 9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LG BCM을 지나자 각종 공사 현장이 즐비했다. 대진기계·원익큐엔씨·월덱스·피엔티·톱텍·아바텍 등 대다수가 반도체와 2차 전지 등 첨단 기업이다. 이곳에서도 크레인, 레미콘 차량 등 중장비를 이용해 공사가 진행되는 등 활기가 돌고 있었다.
공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곳(하이테크밸리)에 투자가 잇따르면서 각종 대규모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많은 인부들이 단지 인근에서 숙식을 하면서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근 한국수자원공사 구미사업단 차장은 "편리한 교통망, 풍부한 생활·공업용수, 안정된 전력, 기존 1~4단지와의 연계 등으로 하이테크밸리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며 "하이테크밸리는 신공항 배후 주거 단지의 역할뿐만 아니라 K-반도체와 2차전지 생산거점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 구미 하이테크밸리의 장점
하이테크밸리는 한국수자원공사가 2009년부터 구미시 산동읍·해평면 일원 932만㎡에 약 1조9천억원을 투입해 조성하고 있는 국가산단이다. 1단계(산동읍·372만㎡)와 2단계(해평면·560만㎡)로 나눠 추진 중이다.
1단계 공장 용지는 거의 완판됐으며, 최근 단독주택·지원시설 용지 등이 분양 공고됐다. 단독주택(점포겸용) 용지의 경우 분양공고 필지의 60% 분양이 완료됐다. 2단계는 진입도로 조성 등 선행공사가 진행 중이며 올해 말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구미시는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 최적지로 하이테크밸리를 내세우고 있다. 하이테크밸리의 가장 큰 장점은 신속히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시성우 한국수자원공사 구미사업단 판매보상부 차장은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부지를 개발하려면 개발계획 고시부터 보상까지만 해도 최소 4~5년은 걸린다. 구미 하이테크밸리는 2단계 보상을 마무리하고 선행공사를 진행 중으로 다른 곳보다 신속하게 활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하이테크밸리는 대구경북신공항 예정지와 직선거리로 10여㎞에 불과해 접근성이 뛰어나다. 또 기존의 뛰어난 교통망에 신공항과 연계된 광역교통망(고속도로·철도) 확충 계획이 더해져 기업투자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또 2단계 부지에 한국서부발전이 설비용량 501.4㎿의 천연가스발전소를 짓고 있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이밖에 낙동강을 기반으로 하는 풍부한 물과 기존 1~4단지와의 연계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는 비수도권에서 유일하게 반도체 소재·부품부터 수요기업까지 전 공급망과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라며 "현재 수도권 전문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정주 여건 개선 시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경북도와 함께 2031년까지 전문인력 2만명을 양성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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