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당국이 경북 예천 폭우 피해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순직한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을 민간 사법기관에 넘겨주려다 이를 돌연 회수해 직접 조사하려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방부와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군검찰은 채 상병 사망사고 경위 가운데 '군기 위반 행위'가 파악된다는 이유로 전날 경북경찰청에 이첩하려던 사건을 회수했다.
당초 해병대 수사단은 지난해 개정된 군사법원법에 따라 군인 사망·성폭력 사건은 군에 직접 수사할 권한이 없다며, 채 상병 사망 사건을 해병대 1사단 관할지 담당인 경북경찰청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경북경찰청은 지난 2일 해병대 수사단이 조사한 자료를 넘겨받고서 수사를 시작하려 했다. 자료는 채 상병 사망에 책임이 있는 군 관계자 명단, 적용할 혐의 등을 정리한 문건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절차가 취소됐다는 것이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국방부 검찰단에서 사건을 회수한다는 설명만 들었다.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채 상병 사건을 조사해 온 군 당국의 갑작스러운 변심은 이번만이 아니다.
해병대 수사단은 지난달 31일 오후 2시 채 상병 사고 경위와 관련한 내사(입건 전 조사) 결과를 국방부 출입기자단과 국회 국방위원회 의원실에 브리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해병대사령부는 발표를 한 시간 앞두고 두 계획을 모두 백지화했다.
당시 국방부 측은 "해병대의 사실관계 확인 결과에 대한 언론 설명이 향후 경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계획됐던 발표를 취소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군 당국이 채 상병 사고 경위와 관련해 수일간 정보를 거머쥔 채 내놓지 않는 것을 두고 '셀프 수사' 비판이 높다. 누리꾼 사이에선 군 내 부조리와 조직적 사건사고 은폐 등을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D.P. 시즌 2'가 떠오른다는 의견도 나온다.
누리꾼들은 "D.P. 2는 픽션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경찰수사에 따르겠다'더니, 다시 회수하는 건 무엇 때문인가? 그러다 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러느냐" 등 비판을 쏟아냈다.
이와 관련, 국방부 대변인실은 "군이 직접 조사하려고 사건을 되가져온 것은 아니다. 조사 후 경찰에 사건을 넘기는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있었고, 추후 경찰에 다시 넘길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채 상병은 지난달 19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폭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급류에 휩쓸렸다. 실종된 채 상병을 찾기 위해 구급대를 비롯해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결국 순직했다.
사건 직후 구명조끼 없이 실종자를 수색하도록 한 해병대에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해병대는 책임소재 파악과 수색 매뉴얼 점검에 나서는 등 사고 경위를 조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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