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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대구경북신공항의 이름은?

이상준 사회부장

대구경북신공항 공항신도시 조감도. 경북도 제공
대구경북신공항 공항신도시 조감도. 경북도 제공
이상준 사회부장
이상준 사회부장

꿈에 그리던 지방 신공항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오는 2029년 12월(가덕도신공항 개항), 2030년 12월(대구경북신공항 개항)이면 인천공항에 가지 않아도 지방 신공항에서 미주와 유럽을 오갈 수 있다.

신공항이 들어서는 부산과 대구경북 입장에서는 반드시 지방 신공항 성공 시대를 열어야 하는 역사적 사명이 있다. '고추 말리는 적자 공항'으로 지방 신공항을 싸잡아 폄훼하는 수도권 일극주의에 함께 맞서야 한다.

대구경북신공항은 수도권론자들이 말하는 적자 포퓰리즘 공항과는 거리가 멀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비용편익분석(B/C) 결과에서 1.032를 기록했다. 경제성 기준 1을 넘긴 유일한 지방 신공항이다. 새만금신공항은 0.479(2019년 발표), 가덕도신공항(2021년)은 0.51~0.58이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경북신공항은 경제성이 풍부한 공항이다. 영남·호남·충청·강원 일부 등 국민의 40% 이상이 머나먼 인천보다 이 공항을 찾게 될 것"이라며 "수도권 일극주의를 벗어나 이 공항은 진정한 지방시대를 이끄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2026년 7월 신공항 착공, 2030년 12월 개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공항 개항 30년 이후인 2060년 기준 항공 수요는 여객 1천226만 명(국제선 906만 명), 화물 21만8천t(톤) 수준으로 예측했다.

대구경북신공항 착공이 현실화하면서 신공항 작명도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방의 한계를 뛰어넘는 신공항 이름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남도의회는 지난달 가덕도신공항의 명칭을 '이순신 국제공항'으로 명명하자는 대정부 건의안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채택된다면 국내 첫 인명(人名) 공항이다.

해외에는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 이탈리아 로마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 등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역사적 인물들의 이름을 사용한 공항이 많다. 가덕도 인근 남해안은 이순신 장군의 무패 신화가 깃든 지역이다.

부산이라는 도시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차원에서 '부산국제공항'으로 정해야 한다는 여론도 여전히 만만찮다. 세계적 항만으로 성장한 부산항과 시너지 효과를 내자는 것이다. 어느 이름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구경북신공항 명칭 논의도 인명과 지역명 사이를 오가고 있다. 현재 대구경북이라는 이름은 신공항 입지 선정에서부터 특별법 제정, 공항 건설까지 대구와 경북이 함께한다는 의미가 있다.

인명을 딴 공항 이름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단순히 지역명을 딴 공항이 아니라 시도민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세계적으로 소구력이 높은 공항 명칭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정치권에서는 박정희 공항으로 짓자는 주장이 나온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월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박정희 전 대통령 업적이 상당 부분 훼손당했다. 의견이 통일되면 '박정희 공항'으로 이름을 짓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2021년 9월 대선 후보 시절 "대구경북신공항을 '박정희 공항'으로 이름 짓자"고 공약했다.

신공항 작명에는 무엇보다 시도민의 공감대가 중요하다. 어떤 이름이 최선일지 지방정부, 정치권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차질 없는 신공항 건설 준비와 동시에 신공항 명칭에 대한 여론 수렴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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