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남매와 ‘맹모삼천지교’ 실천하는 이단윤·임홍현 부부

서울서 거창 가북초교 찾아 이주
8개월에 떠난 여덟째 대신 온 열째
대구 여성아이병원서 자연분만
6남 3녀 웃음 가득한 행복한 집

이단윤·임홍현 부부의 9남매
이단윤·임홍현 부부의 9남매

경남 거창군 가북면에 사는 임홍현·이단윤 씨 부부가 지난 10월 16일 열째를 출산했다. 단윤 씨는 대구 여성아이병원에서 자연분만으로 출산한 3.3㎏ 남아 지원이(태명 꽃남이)를 가슴에 안으며 행복해했다.

저출산 시대에 2021년 아홉째 지웅이를 낳은 임 씨 부부는 이번에 낳은 아들까지 모두 6남 3녀를 두게 돼 전 국민의 관심을 받게 됐다. 극단 미추 단원으로 활동하던 이단윤 씨는 2009년 임홍현 씨와 결혼한 후 첫째 딸 교림이를 낳았다.

교림이의 모든 모습이 너무 예뻐 아이 기르기에 푹 빠져 연년생 아들과 딸을 낳다 보니 다섯째를 낳고 아파트에서 살 수 없어 주택으로 옮겼다. 육아는 마산에서 올라오신 친정 부모님이 함께 살면서 도와주셨다.

맹자의 어머니가 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를 한 것을 '맹모삼천지교'라 한다. 여덟째까지 낳고 큰딸이 오후 11시까지 학원을 오가는 모습에 고민하던 중 경남 거창군의 폐교 살리기 프로젝트를 접하고 서울살이를 접고 거창으로 이사를 결심했다. '단윤 씨의 삼천지교'였다.

2020년 11월 단윤 씨는 거창 가북초등학교 학교 설명회를 듣기 위해 거창으로 초등학교 다니던 아이들 4명을 데리고 가고 홍현 씨는 집에 남아 미취학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다.

그때 8개월이던 막내 지담이가 먼저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게 된다. 갑작스러운 지담이의 떠남은 가족에게 큰 슬픔이었지만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를 통해 심장·폐·간·신장 등을 기증, 3명의 생명을 살리는 따스한 기적을 선물했다. 2020년 11월 22일 지담이는 그렇게 먼저 하늘의 별이 되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절, 단윤 씨는 남편과 7남매를 데리고 거창군으로 이주했다. 지담이가 떠날 당시 임신 중이던 아홉째 지웅이가 태어났지만 단윤 씨는 먼저 떠나보낸 지담이를 대신해 열 번째 아기가 가족으로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열째가 잘 생기지 않아 포기하려던 순간, 꽃남이(지원)가 찾아왔다.

이단윤 씨가 열번째 자녀 지원 군에게 분유를 먹이고 있다.
이단윤 씨가 열번째 자녀 지원 군에게 분유를 먹이고 있다.

아들이란 사실을 알고 태명으로 아들들에게 붙였던 꽃돌이, 꽃식이, 꽃동이 등과 같이 꽃남이로 태명을 짓고 온 가족이 꽃남이를 기다렸다.

이들 부부에게는 지원이 외에 교림(13·여), 지후(12·남), 예림(11·여), 채림(10·여), 지완(8·남), 지율(7·남), 지온(5·남), 지담(생후 8개월 하늘나라·남), 지웅(3·남) 등 딸 3명에 아들 5명 등 8남매가 있다.

요즘 단윤 씨는 8남매와 함께 열 달의 기다림 끝에 지난 16일 건강하게 찾아온 지원이와 기쁨 넘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큰딸 교림이는 말한다. "엄마, 나를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형제자매 많은 가족이 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친정 부모님과 재택근무를 하며 회사를 줌(zoom) 회의 등으로 경영하면서 거의 거창에서 함께 생활하는 남편과 단윤 씨는 9남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함께 즐거워한다.

2023년 6월 현재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70명이다. 단윤 씨는 혼자 열 사람 몫을 감당한 것이다. 폐교 위기에 놓였던 가북초등학교는 단윤 씨의 5명 아이들과, 함께 이주한 4가정의 아이들 등 18명의 학생들로 북적거린다. 단윤 씨는 너무 짧게 있다 떠난 지담이를 늘 기억하며 살아가고 있다. 지원이를 하늘에서 보내준 지담이라 생각하고 또 최선을 다해 기를 생각이다.

이단윤 씨의 10번째 자녀 지원 군
이단윤 씨의 10번째 자녀 지원 군

"건강하게 예쁘게 찾아와준 꽃남아! 우리 가족에게 찾아와줘서 고마워! 이 집은 꽤나 행복한 집이야. 재밌는 일도 많을 거고, 공부도 좀 열심히 해야 할거야^^. 공부도 잘하고 예쁘고 착한, 뭐든 잘하는 누나들, 형아들이랑 재밌게 살자! 꽃남이를 보내준 하늘나라의 우리 지담아! 잘 지켜보고 있지? 엄마, 아빠가 누나들, 형아들 그리고 지담이 동생 지웅이랑 지원이(꽃남이)를 사랑과 정성을 다해 멋지게 키울게!! 고맙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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