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尹대통령 쓴소리에 보험·통신 업계 '상생금융' 대열 동참

5대 시주은행·인터넷전문은행, 주담대 금리 인하
금융감독원-손해보험사, 내년부터 자동차 보험료 인하 논의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도 발표, 내년 3만원대 5G 요금제 신설

공정거래위원회가 통신·은행 업계에 대한 직권조사에 착수한 27일 서울 시내 휴대전화 판매점 모습. 이날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시장감시국은 이날 SK텔레콤·LG유플러스·KT 등 이동통신 3사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공정위 카르텔조사국도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6개 은행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통신·은행 업계에 대한 직권조사에 착수한 27일 서울 시내 휴대전화 판매점 모습. 이날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시장감시국은 이날 SK텔레콤·LG유플러스·KT 등 이동통신 3사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공정위 카르텔조사국도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6개 은행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상생금융' 요구에 금융업계가 동참했다. 최근 윤 대통령이 '종노릇', '갑질'이라는 표현을 동원해 가며 은행권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낸 영향이다.

5대 시중은행들이 앞장섰다. 이번 주 들어 5대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은 일제히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0.2%포인트(p) 내렸다. 국민은행은 지난 6일부터 혼합형(고정형) 주담대 금리를 연 4.21~5.61%로 책정했다. 같은 유형의 주담대 금리 연 4.39~5.79%에서 최저금리와 최고금리가 각각 0.18%p 내려갔다.

신한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최저금리도 3일 연 5.02%에서 7일 연 4.89%로 0.13%p 인하됐다. 또 하나은행(-0.104%포인트) 우리은행(-0.13%포인트) 농협은행(-0.1%포인트)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도 모두 인하됐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고정형 주담대 금리를 각각 0.148%, 0.13%p 낮췄다.

손해보험 업계도 인하 행렬에 동참했다. 8일 손해보험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는 내년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인하 폭은 1.5∼2% 내외가 유력하다.

통상 보험료는 보험사가 자율로 정하지만,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이기 때문에 금융 당국이 조정에 개입한다. 올해의 경우 상생금융 확대 기조에 따라 자동차 보험료 조정 시기가 예년보다 1∼2개월가량 당겨졌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상생금융' 기조가 경제계 전반으로 확대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와 협의를 거쳐 내년 1분기 3만원대 5G 요금제를 신설하기로 했다.

데이터 30GB 이하 요금제는 세분화한다. 현 정부 들어 두 차례에 걸쳐 30~100GB 구간 요금제를 세분화했으나 이보다 데이터를 적게 사용하는 소비자는 선택지가 없었다.

단말기 종류에 따른 특정 요금제 가입 제한 조치도 이번 달부터 차례로 사라진다. 자급제 단말기를 제외하고 5G 스마트폰은 반드시 5G 요금제로만 사용하도록 했던 제한사항을 삭제하는 것이다. 이용약관이 개정되면 단말기 구분없이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

현재 SK텔레콤은 이용약관 개정과 전산시스템 개발을 준비하고 있으며, KT와 LG유플러스도 이른 시일 안에 협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시민 60여 명과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소상공인 대출이나 가계대출은 대기업에 비해 오히려 부도율이 낮은데도 소상공인에게 은행의 대출 문턱은 너무 높다"며 "한국의 은행은 일종의 독과점이기 때문에 갑질을 많이 한다"고 질타했다. 지난달 30일에는 국무회의에서는 민생현장방문 과정에 들은 이야기를 언급하며 "소상공인들이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이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한숨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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