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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삼성의 또다른 고민

박상전 논설위원
박상전 논설위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회담 성사를 위해 중국 측 노력이 더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 첨단산업에 대한 미국의 규제가 심해지면서 중국의 숨통을 조여 왔기 때문이다.

제조업 강국인 중국은 반도체에 집중할 요량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창신 신차오'라는 기업에 390억 위안을 투입한다. 7조 원에 달하는 금액을 이름도 없는 2년 차 신생 기업에 쏟아붓겠다는 것이다. 반도체를 향한 중국의 애정 공세는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반도체 자립을 위한 1대 기금으로 1천387억 위안(약 26조 원)을 투입한 데 이어 2018년엔 2천42억 위안(약 39조 원) 규모의 2대 기금을 퍼부었다. 자금은 정부가 일부 출자하고 국유기업들이 십시일반으로 보탰다. 국가 전체가 기금 마련을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것이다.

중국이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반도체를 선택한 이유는 전통산업에서 '쌀'이 철강이었다면 미래 첨단산업의 '주식'은 반도체이기 때문이다. 고부가 가치 제품으로 주력 상품을 대전환하겠다는 것이 궁극적 속내다.

제품 판매에 있어서는 자신한다.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블룸버그 신경제포럼에 참석한 HSBC 조엘 퀸 CEO는 "세계 공급망 변화는 사회적 불안과 높은 이자율, 낮은 경제 성장률을 불러올 것이다. 더 높게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중국 제품을 대체할 수도 없으며 대체할 경우 세계 경제는 셧다운 위기에 빠진다는 뜻이다.

2020년 기준 국가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미국 50%, 한국 18.4%, 중국 4.8% 순이다. 2001년 0.2%에 불과하던 중국은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 반해 2018년 24%였던 한국은 하락세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첨단산업 규제에 미국이 관용을 베푼다면 점유율 변화는 초읽기에 돌입한다. 상속세 걱정에 잠 못 이루는 삼성이 불안해하는 또 다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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