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탄핵·예산안 내우외환…갈길 먼 총선 준비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30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국회의장 사퇴촉구 및 의회폭거 규탄대회에서 규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을 불과 4개월여 앞두고 이준석 전 대표‧혁신위원회‧탄핵안‧예산안 문제까지 겹친 내우외환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본격적인 총선 체제로의 전환도 더딘 모습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모두 총선 국면에 돌입했다. 양당 모두 총선기획단을 출범시키고 선거 전략 마련 및 인재 영입에 착수한 상태다. 이후 공천관리위원회로 전환되면 후보자 검증과 경선을 통해 본선 후보를 확정 짓게 된다.

표면적으로는 선거 준비를 단계 별로 착실히 진행하고 있지만 실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구성원간 갈등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연일 윤석열 대통령 및 김기현 지도부와 각을 세우면서 비주류 중심의 신당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또한 내부 개혁을 외치며 출범한 인요한 혁신위원회도 현역들의 반발을 불러온 고강도 공천 개혁을 비롯해 공천관리위원장까지 요구하는 등 압박하면서 이에 대한 내부 반발로 진통을 겪고 있다.

아울러 외부적으로도 험난한 상태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을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활용해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당은 규탄대회를 비롯해 철야농성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야당이 단독으로 대폭 증액해 상임위원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올려 보낸 예산안은 여야간 제대로 된 심의조차 못하고 있다. 법정시한(2일) 준수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도 대기 중인 상태로 여야 대치 국면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쟁점이지만 여야간 합의점을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여야 대치 국면에서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총선이 임박하면서 이마저도 불가능한 상태다. 출구전략을 찾아야 하는 지도부의 부담감도 커지고 있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준석 전 대표 및 혁신위 등과 관련해서 "국민의힘 구성원들이 각자도생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예전에는 당리당략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이제는 뭉쳐서 당의 이익을 챙기지 않고 모두 개인의 이익에만 관심이 있다. 당 대표 그리고 밑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자기 이익만 챙기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