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보험계약을 만기 전에 해지한 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고물가,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원금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보험을 중도해지할 만큼 서민들의 형편이 좋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생명보험협회 최신 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국내 22개 생명보험사의 보험계약 해지환급금 규모는 34조4천55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4조3천309억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0조원 넘게 늘었다.
2개월 이상 보험료를 내지 못해 효력을 상실한 계약도 증가 추세다. 올해 9월까지 이런 효력상실에 따른 환급금은 1조2천1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천384억원을 넘어섰다. 최근 3개월(7~9월) 평균도 매월 1천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보험계약 해지는 서민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생명보험협회의 생명보험 성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보험계약 해지 이유로 '보험료 납입이 어려워서(32.8%)', '목돈이 필요해서(28.9%) 등을 꼽았다. 소비자원의 설문조사에서도 보험계약 해지 사유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답변은 '경제적 어려움(20%)'으로 나타났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해지환급금과 효력상실환급금이 가파르게 증가하면 보험사들이 준비해야 하는 현금성 자산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새 회계제도엔 보험 계약 해약 위험에 대한 기준 등도 명시돼 있는 만큼 유동성 관리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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