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이후 처음으로 대구의 신규 아파트 분양이 0건을 기록한 가운데 분양, 광고, 인테리어, 설계 등 관련 업계가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했다. 부족한 제도적 보호책과 역외 업체들의 공격적인 시장 진입으로 지역 업체들은 존립 위기에 처했다.
19일 지역 분양·광고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대구에선 100가구 이상 신규 아파트 분양(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이 단 한 건도 없었다. 지난 5월 달성군에서 신규 분양이 1건이 있었지만 34가구 규모의 나홀로 아파트였고 청약경쟁률도 0.29대 1로 저조했다. 매년 주택동향보고서를 발표해온 주택광고 대행사인 ㈜애드메이저는 지난 1998년 통계작성 이래 처음 있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신규 분양이 중단되자 분양과 관련된 ▷분양대행 ▷광고대행 ▷인테리어업 ▷설계회사 등이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대구와 서울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A 광고회사는 20명의 직원을 절반으로 줄였다.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이었지만 사라진 일감 탓에 남은 10명을 유지하기도 버겁다.
역외 업체의 공격적인 진출로 지역 업체의 설자리도 줄었다.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신규 분양 단지 151개 가운데 지역 건설업체가 분양한 단지는 31개(20.52%)에 그쳤다. 지역 건설사 분양 단지를 제외하고 지역 광고업체가 분양 광고를 수주한 단지는 전체 120개 가운데 26개로 21.7%에 불과하다.
지역업체에 대한 제도적인 보호망도 부족하다. 대구시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조례에 따라 대구시장은 다른 지역 건설산업체가 지역건설사업에 참여하는 경우 지역건설산업체와의 공동도급과 하도급 비율을 높이도록 적극 권장해야 한다.
문제는 분양대행이나 분양광고, 인테리어 업체는 하도급 업종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개 회원사와 150개 협력사를 두고 있는 대구경북광고산업협회는 "대구시는 분양 이후에 일어나는 직접적인 공사 부분에만 관심을 갖고 관리를 하고 있다"며 "신규분양으로 일감을 확보해야 하는 업체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행정지도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고사 직전인 분양·광고업계는 후분양 단지들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구에서 이미 착공이 이뤄진 후분양 예정 단지는 20개 단지, 9천가구 수준이다. 최종태 대구경북광고산업협회장은 "지역 업체들이 계속 외면받는다면 산업 기반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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