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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김민전 경희대 교수 "한국 정치 후퇴, 희망은 유권자에 있다"

18일 '22대 총선과 한국 정치의 과제' 강연
"한국 정치 세대교체론 나오지만…97세대는 더 문제"
"정치적 부족주의·한국형 카지노 자본주의 현상…이익 사유화·비용 국민 전가"
"답은 결국 국민에 있다…정치 훌리건 비판·정권 교체 등 희망적인 모습도"

18일 오후 매일신문사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임경희 매일탑리더스 디지털국장 제공
18일 오후 매일신문사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임경희 매일탑리더스 디지털국장 제공

"어느 조직의 조직원 중 13%가 재판받는 조직을 본 적 있습니까? 국회의원 300명 중 37명이 재판받고 있습니다. 21대 국회가 역대 최악인 이유입니다."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18일 매일신문사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강사로 나서 '22대 총선과 한국 정치의 과제'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 교수는 "정치평론을 시작하면서 3김 정치를 많이 비판했지만, 최근의 한국 정치는 그때보다 못한 게 아닌가 한다. 정치가 후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런 문제 인식 하에 21대 국회 들어 세대 교체론이 나오지만, "새로 거론되는 인물도 우려가 크다"며 이를 정치 후퇴 현상의 일례로 제시했다.

그는 "지금까지 9번을 출마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586(80년대 학번, 60년대 생) 정치를 극복하자 했는데, 이들보다 더 한 게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생)"라고 했다. 586세대 '주사파'들은 전두환 정부 당시, 대안으로 비동맹중립주와 노동자 자주관리제를 중심으로 한 유고슬라비아의 티토이즘을 찾았다.

김 교수는 "티토 사후 보스니아 내전으로 인종 학살이 일어났다. 시대를 내다보지 못한 선택이었다"면서 "97세대는 그 대안을 북한에서 찾았다. 얼마나 지적으로 나태했는지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97세대의 대표 격인 정의찬, 강위원, 이석주, 구자필 등 과거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출신 인사들이 민주당 소속으로 국회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며 적절한 새 인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 김 교수는 정치 후퇴 현상의 증거로 국정원·드루킹 댓글 조작,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등을 들었다.

김 교수는 이러한 한국 정치 문제의 원인으로 '정치적 부족주의'를 꼽았다. 그는 "우리 편이면 무슨 잘못을 해도, 법을 안 지켜도 괜찮다는 식이다. 우리 편이 이기기 위해선 무슨 짓을 해도 괜찮다는 식이니 민주주의가 후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식 카지노 자본주의'도 정치 후퇴의 원인이다. 이는 정치권과 경제권이 결탁해, 공공에 돌아갈 이익을 편취하는 것을 뜻한다. 그는 문재인 정부 동안 태양열이나 풍력 발전소를 둘러싼 비리,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대장동과 백현동 개발 의혹 등을 예로 들었다.

김 교수는 "이익은 우리편이 나눠 먹고, 비용은 국민이 부담하게 된다"며 "이런 현실에 사법 기관이 무력화되면서 수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재판이 미뤄지는 등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민주주의 위기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 본산인 미국, 80년대 민주화 물결이 일었던 동남아시아 등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러시아나 중국 등 권위주의 국가들이 민주주의 국가들의 선거를 조작하기 위해 개입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어려운 시기에 봉착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답은 결국 유권자들에게 있다"고 했다. 그는 "일부 적극적인 유권자들이 정치인을 위한 '훌리건'이 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지만, 최근 적극 지지층도 유권자들에게 안 좋게 보이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민주주의에 전혀 희망이 없다고 보지는 않는다. 지난 대선에서 예상과 달리 정권 교체를 이뤄낸 것도 유권자들에게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18일 오후 매일신문사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임경희 매일탑리더스 디지털국장 제공
18일 오후 매일신문사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임경희 매일탑리더스 디지털국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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