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수의 골프세태] <17>무인화 시대, 노캐디 골프장 속속 등장

경주 루나엑스CC, 골프존파크 구미CC ‘노캐디’
캐디백 싣고, 골퍼와 함께 움직이는 'AI 로봇 트롤리' 도입 확산

노캐디 골프장으로 운영되고 있는 경주 루나엑스CC 전경. 블루원리조트 제공
노캐디 골프장으로 운영되고 있는 경주 루나엑스CC 전경. 블루원리조트 제공

미국에서는 노캐디 골프가 더 일상적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캐디가 없으면, 불편해서 할 수가 없는 종목으로 여기고 있다. 골프를 치러 갈 때면 캐디비 역시 당연한 비용으로 여긴다. 1,2만원씩 팁까지 챙겨주는 것도 기본이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는 노캐디를 요구하고 있으며, 실제 대구경북에서도 노캐디 골프장이 이용가능하다. 경주의 루나엑스CC와 골프존파크 구미CC인데, 노캐디에 익숙한 많은 이용객들이 찾고 있다.

◆가성비 좋아지고, 동반자 4인 분위기 '업'(Up')

골프 담당기자이자 애호가로서 당연 노캐디 골프장을 여러 차례 즐긴 바 있다. 루나엑스의 경우 3차례 정도 라운딩을 했는데, 이제는 익숙해져서 모든 시설 이용에 불편함이 없다.

이미 예약 단계에서 그린피와 카트비는 지불하기 때문에 라운딩 당일에는 캐디비도 필요없고, 동반자들끼리 가벼운 내기할 비용만 가져가면 된다.

간단한 간식류도 자판기를 통해 사먹으면 되고, 라커(보관함)도 목욕탕 이용도 유료다. 하지만 그리 비싸지 않기 때문에 필요한 사람만 쓰면 된다. 노캐디의 가장 큰 장점은 1인당 4만원씩 비용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에 10~15만원 정도로 골프장에서 드는 비용이 다 해결된다는 점이다.

노캐디의 또다른 장점도 있다. 동반자 4인 간의 협업 플레이와 편안한 마음으로 진행이 가능하다. 캐디가 동반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간혹 내장객들의 마음이 불편해지는 경우도 더러 있다. 게다가 서로 함부로 말을 하다, 얼굴을 붉히는 사례도 적잖다.

노캐디는 어떤 캐디가 올 지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내 자신이 캐디라는 마음으로 어떤 채를 선택할 지도 스스로 결정해 가져가면 된다.

누구를 원망할 필요도 없다. 다만, 시간을 너무 지체하면 곤란하다. 뒷팀 카트가 정해진 시간에 따라오기 때문에 시스템에서 정해진 시간 내에 매 홀 라운딩을 끝내야 한다.

자율주행 기능이 가능한 1인용 로봇 카트(캐디 대용)를 운영중에 롯데스카이힐 제주GC. 롯데스카이힐 제주GC 제공
자율주행 기능이 가능한 1인용 로봇 카트(캐디 대용)를 운영중에 롯데스카이힐 제주GC. 롯데스카이힐 제주GC 제공

◆골프장 자동화·무인화 시대, AI로봇 트롤리 도입

그린 위에는 1인 골프백을 싣고, 4인의 플레이어를 따라다니는 로봇 캐디의 모습이 곧 상용될 정도로 무인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골프 IT 솔루션 기업 스마트스코어 애플리케이션의 '셀프모드' 기능은 '노캐디' 라운딩을 지원하는데, 현재 이를 사용하는 골프장이 전국 110곳에 달한다. 캐디 인력확보가 쉽지 않아, 노캐디 골프장으로의 전환을 고려하고 있는 골프장도 갈수록 늘고 있다.

스마트스코어 관계자는 "제휴 골프장 가운데 셀프모드 사용 골프장은 110곳, 대기고객 안내 시스템 사용 골프장은 95곳, 셀프체크 사용 골프장은 20곳"이라면서 "고객 편의성은 물론 골프장 운영 효율성까지 높였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지방 골프장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골프장 인력난을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큰 호응을 받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더욱 고도화된 무인 시스템을 구축해 골프장과 고객들 모두에게 편의성을 제공하고자 한다"라고 덧붙였다.

1인 캐디백을 싣고 골퍼와 함께 움직이는 'AI 로봇 트롤리' 도입도 확산되고 있지만, 캐디 없는 경기에 익숙하지 않은 골퍼들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로봇 캐디에 적응하게 되는 순간 이제는 사람 캐디를 찾아보기가 더 힘들 수도 있다.

골프장 무인화·자동화가 시대의 흐름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개선해야 할 문제가 더 많기 때문에 그 변화의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은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캐디에 익숙해진 몇몇 사용자들은 노캐디 골프장 이용의 불편 때문에 '다음에는 절대 가지 않겠다'고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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