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해 대구시내 무연고 사망 286명… 10년 전 6배↑

올해로 15년차 맞은 추모제, 간이 분향소 설치하고 팥죽 나눠
밤이 가장 길면서 향후 해가 길어지는 '동지'마다 행사 개최
어려운 삶 살았던 이들 위로, "임대주택 공급 등 지속 추진되길"

22일 대구시 중구 경상감영공원에서
22일 대구시 중구 경상감영공원에서 '2023 거리에서 죽어간 홈리스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이정훈 수습기자

올해 대구시내 무연고 사망자 인원이 286명으로 지난해보다 55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45명)에 비해서는 6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거리로 내몰린 무의탁 빈민의 삶에 대한 더 큰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쪽방상담소는 22일 오후 5시부터 대구경상감영공원에서 '2023 거리에서 죽어간 홈리스 추모제'를 열었다. 홈리스 추모제는 극도로 가난한 상황에서 생을 마친 노숙인을 추모하고 의지할 데 없는 빈민의 삶을 알리는 행사로 2009년 시작해 올해로 15회를 맞았다.

주최측에 따르면 대구시 무연고 사망자는 2021년 177명을 기록한 뒤 지난해에는 232명, 올해는 286명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대구쪽방상담소가 매년 홈리스추모제를 맞아 구·군별 자료를 취합한 것으로 공식 집계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추세 자체는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다.

주최 측은 매년 무연고 사망자 중 약 30%가 홈리스 주민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무연고 사망자가 곧 거리노숙인이나 쪽방주민인 것은 아니지만, 가족관계단절이나 절대빈곤의 측면에서 그 상관관계를 추측할 수 있다고 짚었다.

동짓날 열린 이번 추모제에도 쪽방촌 주민 등 60여명이 영하의 맹추위를 뚫고 참석했다. 공원 입구에는 신원이 파악된 무연고 사망자 위패와 함께 간이 분향소가 차려졌고 추모제 참석자들은 이들 앞에 국화꽃을 헌화했다.

22일 대구시 중구 경상감영공원에 노숙인 사망자를 추모하는 분향소가 설치돼 있다. 이정훈 수습기자
22일 대구시 중구 경상감영공원에 노숙인 사망자를 추모하는 분향소가 설치돼 있다. 이정훈 수습기자

사회를 담당한 유경진 쪽방상담소 간사는 "동짓날은 일년 중 가장 밤이 길어 어둡고 힘든 날이지만, 곧 앞으로 해가 길어지는 날이기도 하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 발언에 나선 쪽방촌 주민 변영호 씨는 "늘 노고가 많은 직원분들에게 감사하다. 힘든 세상이지만 모두 내년에도 모두 힘차게 살아보자"라며 쪽방 주민들을 격려했다. 강정우 쪽방상담소 사무국장도 "쪽방 주민들은 서로 붙어 살면서 서로 소통하며 서로 서로 지지하며 잘 살아가신다"며 "어려운 환경이지만 조금씩 조금씩 이겨내보자"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동지팥죽나눔행사나 홈리스를 위한 의료 및 주거상담부스를 여는 등 추모제 에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열렸다.

장민철 대구쪽방상담소 소장은 "올해 홈리스 추모제를 통해 어려운 삶을 살았던 지역의 주민들을 마음 깊이 위로하고 싶다"라며 "홈리스 주민들에게 임대주택 공급이 꾸준하고 힘있게 추진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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