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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각사지서 통일신라~조선 주요 기와가마 발견…'동아시아 구들가마 원형 밝히나'

통일신라, 고려, 조선까지 시기를 대표하는 가마 발굴…군위군, 기와가마터까지 사적지 확대 지정 추진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 인각사지에서 조사 발굴된 통일신라시대 기와가마터를 김진열 군위군수와 박수현 군의회 의장, 군의원이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군위군 제공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 인각사지에서 조사 발굴된 통일신라시대 기와가마터를 김진열 군위군수와 박수현 군의회 의장, 군의원이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군위군 제공

군위 인각사지에서 동아시아 구들가마의 원형을 밝힐 수 있는 통일신라·고려·조선 등 시대별 중요 유구가 대거 발견됐다.

24일 군위군과 불교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불교문화재연구소가 인각사지 동쪽 100m 구릉지 1천823㎡를 조사한 결과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시기별로 기와가마 5기, 삼가마 1기, 석렬 3기 등 중요 유구가 발견됐다.

특히 이번에 나온 통일신라시대 구들식 가마는 국내에서도 매우 희귀한 고고학적 자료다. 가장 완벽한 형태로 소성실(기와를 굽는 곳)이 발견돼 동아시아 구들가마의 원형을 밝힐 수도 있는 귀한 유구로 추정된다.

통일신라시대 구들식 가마는 조사지역 가장 동쪽에서 확인됐다. 내부에서는 중판 선문계 기와편 등이 다량으로 확인되고 있어 적어도 8세기 때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길이는 4m로, 소성실 내부가 조선시대 구들골처럼 회청색으로 단단하게 경화한 고래시설이 확인된 것이 특징이다. 평면 형태는 방형으로, 두터운 벽이 연소실과 소성실 사이에 조성돼 있다. 벽 하단부에는 소성실·연소실로 연결된 여러 구의 불창이 확인됐다.

고려시대 기와가마는 총 3기가 확인되며, 능선의 중단부에 가장 넓게 분포됐다. 전체적 특징은 소성실과 연소실이 수직 단벽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인데, 내부는 강한 열로 인해 회청색으로 단단하게 경화돼 있었다.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 인각사지에서 발굴조사된 조선시대 기와가마(오른쪽)와 삼가마(왼쪽) 군위군 제공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 인각사지에서 발굴조사된 조선시대 기와가마(오른쪽)와 삼가마(왼쪽) 군위군 제공

조선시대 기와가마는 조사지역 가장 서쪽에서 확인되며, 전체 길이가 11m에 달하는 대형이다. 평면형태는 세장(細長, 가늘고 긺) 형태의 원추형이다. 소성실과 연소실의 높이차가 80㎝ 정도로 단차가 매우 크며, 수직벽으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이번에 조사된 기와가마들은 통일신라‧고려‧조선시대 등 각 시대를 대표하는 모습이 확인됐고, 조사지역 동쪽에서 서쪽으로 시간 흐름에 따라 이동하면서 조성되는 독특한 양상을 나타낸다. 이는 인각사의 창건과 중창 시기의 이동 방향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 성과는 생산유적과 건축유적과의 긴밀한 연관성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고고학적 자료로, 발굴지는 이달 말까지 동계 보존조치(복토) 후 내년 상반기 추가 정밀조사 및 동쪽 능선에 대한 확대 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그 성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 인각사지에서 조사 발굴된 통일신라·고려·조선시대 기와가마터 항공사진. 군위군 제공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 인각사지에서 조사 발굴된 통일신라·고려·조선시대 기와가마터 항공사진. 군위군 제공

호암(인각사 주지 스님) 불교문화재연구소 소장은 "인각사 기와는 인각사지 가마터에서 구운 기와로 불사했다는 역사적인 근거를 보여주고 있다"며 "특히 이번에 발굴된 기와 가마터는 통일신라, 고려, 조선시대 가마로서는 가장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고 말했다.

김진열 군위군수는 "이번 발굴조사는 삼국유사의 산실인 인각사의 역사적 중요성을 다시 한번 밝힌 계기"라면서 "앞으로도 문화유산 보존과 삼국유사의 가치를 알리는데 더욱 힘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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