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뉴스In] 상위 1% 찐부자 45만명, 올해 '주식'과 '주택'에 눈독…부자보고서

◆KB금융 경영연구소, '2023 한국 부자 보고서' 발간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자, 10명 중 7명 수도권에 거주
◆자수성가형 부자, 공격적 투자…금수저형 부자, 안정적 투자

한국 부자는 2023년 총 2천543조원의 부동산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2천361조원에 비해 7.7% 증가했다. 올해 고수익이 기대되는 예상 투자처로 주식과 거주용 주택 등을 꼽았다. 사진은 21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의 모습. 연합뉴스
한국 부자는 2023년 총 2천543조원의 부동산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2천361조원에 비해 7.7% 증가했다. 올해 고수익이 기대되는 예상 투자처로 주식과 거주용 주택 등을 꼽았다. 사진은 21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의 모습. 연합뉴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한국 부자들은 올해 고수익이 기대되는 예상 투자처로 주식과 거주용 주택 등을 꼽았다. 부자 10명 중 7명은 수도권에서 살았고, 부동산 자산이 금융자산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그룹 경영연구소는 지난해 12월 이 같은 내용의 '2023 한국 부자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전국에 거주하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한국부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정량조사:400명)와 개별심층인터뷰 결과(정성조사:14명)를 토대로 작성됐다.

◆한국 부자들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개인인 한국부자는 2023년 45만6천명이다. 전년(42만4천명) 대비 7.5% 늘었고, 전체 인구의 0.89%다.

부자들의 수도권 집중화도 확인됐다. 부자 전체 중 70.6%(32만2천2백명)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지역별로 서울 20만7천300명이 살고 있고, 경기 10만700명, 부산 2만8천500명, 대구 1만9천400명, 인천 1만4천200명 순이었다.

경남 1만1천600명, 대전 9천700명, 경북 9천300명, 광주 8천3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 내에서는 서초, 강남, 송파 등 강남 3구에 한국 부자의 45.0%(2022년 45.3%)가 살고 있었다.

부자가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2천747조원이었다. 2022년 2천883조원에 비해 4.7% 감소해 2019년 이후 4년 만에 역성장했다.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증가로 상승했던 주식 가치가 금리 인상으로 하락하면서 부자들의 금융자산 규모도 감소한 때문이다.

금융자산을 10억~100억원 미만 보유한 자산가는 41만6천명으로 한국 부자의 91.2%를 차지했다. 100억~300억원 미만 보유한 고자산가는 3만2천명으로 6.9%였다. 300억원 이상 보유한 초고자산가는 9천명으로 1.9%를 차지했다.

이들이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자산가, 고자산가, 초고자산가 각각 1천61조원(38.6%), 558조원(20.3%), 1천128조원(41.1%)을 기록했고, 부자 1인당 평균 금융자산은 각각 25억5천만원, 176억2천만원, 1천313억 9천만원으로 추정된다.

한국 부자는 지난해 총 2천543조원의 부동산자산을 보유했다. 2022년 2천361조원에 비해 7.7% 증가했다. 하지만 2년 연속 10% 이상 증가율을 기록했던 2021년과 2022년에 비해 증가율이 다소 감소했다. 금리 인상 이후 주택가격 하락 등이 반영돼 부동산 자산 증가율이 둔화된 때문이다.

보고서
보고서

◆투자 행태 및 투자 전략

부자들의 총자산은 부동산 자산 56.2%와 금융 자산 37.9%로 구성돼 있다. 그 외 금·보석, 회원권과 예술품 등 기타 자산이 일부를 차지했다. 일반 가구의 총자산 포트폴리오가 부동산 자산이 80.2%, 금융 자산이 15.6%, 기타 자산이 4.2%로 구성된 것과 비교하면 부자의 금융 자산 비중은 일반 가구의 2.4배 수준이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거주용 부동산'이 30.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유동성 금융자산' 13.3%, '빌딩·상가' 11.0%, '거주용외주택' 10.3%, '예적금' 9.9% 순으로 나타났다. 2022년 하반기 이후 주택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거주용 주택 비중이 확대됐다. 부동산가격 하락보다 주식시장 침체 등 금융시장 위축이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부자들은 유망 투자처로 주식, 주택, 금·보석을 꼽았다. 1년 이내 단기에 고수익이 기대되는 예상 투자처로 '주식'(47.8%), '거주용 주택'(46.5%), '금·보석'(31.8%), '거주용 외 주택'(31.0%) 등을 꼽았다. 향후 3년 정도 중장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주요 유망처도 단기 유망 투자처와 동일했다.

주식, 금·보석은 지난 2022년 조사에서 상대적으로 후순위에 있었지만 금리 인상과 우·러 전쟁, 인플레이션 등 국제 정세 및 경제 상황이 불확실하게 변하면서 선호도가 높아졌다.

미술품에 투자하는 부자들도 늘어났다. 미술품 투자 경험이 있거나, 보유 혹은 투자하고 있는 부자는 30.6%였다. 미술품에 관심 있는 부자가 작품당 지불할 의향이 있는 금액도 높아졌다. 2022년 '1천~3천만원미만'이 27.3%로 가장 많았지만 2023년에는 '6천만~1억원미만'이 24.2%로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한국 부자들은 올해 고수익이 기대되는 예상 투자처로 주식과 거주용 주택 등을 꼽았다. 사진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한 시민이 전광판 앞을 지나는 모습. 연합뉴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한국 부자들은 올해 고수익이 기대되는 예상 투자처로 주식과 거주용 주택 등을 꼽았다. 사진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한 시민이 전광판 앞을 지나는 모습. 연합뉴스

◆자수성가형 vs 금수저형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부의 원천인 부자를 '자수성가형 부자'로, 상속이나 증여를 받은 자산이 부의 원천인 부자를 '금수저형 부자'로 정의했다.

자수성가형은 '30~40대' 비중이 22.5%에 불과했고, 금수저형은 36.3%로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가 많았다. 특히 '30대'에 부자는 금수저형(15.0%)이 자수성가형(3.6%)에 비해 5배 가까이 많았다.

'사무근로직'임에도 부자인 경우는 금수저형(18.8%)이 자수성가형(7.1%)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자수성가형은 '사업체 운영자'(66.9%)가 금수저형(47.5%)에 비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종잣돈의 규모도 달랐다. 자수성가형은 종잣돈으로 평균 7억원을 생각했고, 금수저형은 평균 8억7천만원을 생각했다. 종잣돈 규모는 스스로 한 푼 두 푼 모아 부자가 된 자수성가형에 비해 목돈을 물려받은 금수저형이 1억7천만원 더 컸다. 종잣돈을 모은 나이 역시 금수저형(40세)이 자수성가형(42세)에 비해 2세 더 어렸다.

종잣돈을 기초로 현재 자산을 불린 투자방법은 자수성가형의 경우 작은 규모로 투자가 가능한 금융상품을, 금수저형은 큰 규모로 투자하는 부동산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유형별로 보면 자수성가형은 '주식'(47.3%), '거주용 주택'(42.0%), '예적금'(27.8%) 순이었고, 금수저형은 '일반아파트'(42.5%), '주식'(37.5%), '거주용주택'(35.0%) 순이었다.

비슷한 면도 있었다. 자수성가형과 금수저형의 총자산 포트폴리오는 대략적으로 금융자산 40%, 부동산자산 55%, 기타자산 5%를 차지하는 등 비슷한 구조를 보였다.

금융자산 운용은 자수성가형은 위험추구적 투자 성향이, 금수저형은 안정지향적 투자 성향을 보였다. '증권업권'에서 금융자산을 운용하는 비중은 자수성가형이 30.8%, 금수저형이 25.9%를 차지했고, '은행업권'에서 금융자산을 운용하는 비중은 금수저형이 54.8%, 자수성가형이 49.6%를 차지했다.

이상적인 총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은 자수성가형과 금수저형 모두 금융자산, 부동산자산, 기타자산 비율을 대략 4:5:1로 봤다. 현재 기타자산 비율이 총자산의 5%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기타자산 비율이 증가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향후 중장기적 투자처도 달랐다. 자수성가형은 '펀드', '채권', '리츠·ETF' 등 금융상품투자를 유망하게 봤다. 금수저형은 '빌딩·상가', '토지·임야', '거주용 외 주택', '거주용 주택' 등 부동산을 유망한 투자처로 예상했다.

자신의 사업을 기반으로 소득을 창출해 자산을 축적한 자수성가형은 공격적인 성향의 금융 투자를, 상속이나 증여로 자산을 물려받은 금수저형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고 안정적인 성향의 부동산 투자를 좀 더 유망하게 보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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