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자 볼모 집단 이기주의 안 된다"…전공의 집단 사직에 싸늘한 여론

기득권 지키려 국민 외면 성토…"이참에 의료계 적폐 일소하자"
여러 멸칭으로 전공의와 의사 비하…온·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비판 중
의료계 "착잡한 심정…젊은 의사들 주장 한 번 귀기울여주길"

전공의 집단 사직 이틀째인 21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주저앉은 환자를 간호사와 직원이 달려와 환자를 일으키려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전공의 집단 사직 이틀째인 21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주저앉은 환자를 간호사와 직원이 달려와 환자를 일으키려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한 인터넷 커뮤니티
한 인터넷 커뮤니티 '의학갤러리'에 올라온 글들. 대부분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을 성토하는 글로 가득차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의과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줄사직'을 두고 여론이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환자를 볼모로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려는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는 비난까지 쏟아지는 상황이다.

젊은층이 주로 이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는 의료공백 사태를 촉발한 전공의들을 향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1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의 '의학 갤러리'에는 환자를 외면한 전공의들을 성토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이들은 의사를 '의새', '의주빈'(성범죄를 일으킨 의사들을 보며 의사에 성범죄자 '조주빈'의 이름을 합성해 부르는 말) 등 여러가지 '멸칭'을 붙이며 전공의들의 사직과 출근 거부를 비판했다.

이들이 가장 분노하는 지점은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고자 시민들의 불편을 앞세웠다는 점이었다. 전공의들이 '의대 정원 확대 반대' 목소리를 내는데 '환자를 버리는' 방식이어서는 안됐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대한민국에서 제일 잃을게 많은 이들이 환자 목숨으로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면서 "주동자들이 사법처리되고 나면 그제서야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게 무엇이고 그걸 잃으면 얼마나 뼈아플지 겪어보라"고 날선 반응을 올렸다.

또 다른 누리꾼은 "윤석열 정부가 이번에 의료계에 쌓여있는 적폐들을 싹 일소해줬으면 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시민들도 전공의들이 환자를 놔두고 병원을 떠난 사실에 분노를 표시했다. 더불어 '의사'라는 직업군이 윤리적이기 보다는 이익을 더 앞세우는 집단이라는 비난도 쏟아냈다.

21일 대구 동성로에서 만난 김창희(35) 씨는 "미용 의료를 하든, 일반 의료를 하든 어차피 의사들은 일반 노동자보다 돈을 더 많이 벌지 않느냐"면서 "결국 아픈 국민들 붙들고 생떼 부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종식(69) 씨는 "의사 집단은 항상 보수 기득권 정권에 서서 임금 노동자들을 포함한 다른 직업군들을 내려다보지 않았냐"며 "차라리 의사 수를 확 늘려서 의사 집단의 콧대를 꺾어버려야 한다"고 성토했다.

의사들이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이유 자체를 의심하는 시선도 있었다.

김모(60) 씨는 "의사 수를 늘려서 경쟁을 통해 의료 서비스 질을 높이고, 능력있는 의사들을 국민들이 선택해서 안정적인 진료를 받는 게 뭐가 잘못됐느냐"면서 "의대 정원 늘려서 의사가 늘어나면 무능한 의사들이 도태될 것 같아 두려워서 그러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런 반응에 의료계는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대구 시내 한 개원의는 "의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이해하지만 젊은 의사들이 주장하는 의대 정원 확대의 문제점에 대해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생각해주기를 간청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한 인터넷 커뮤니티 '의학갤러리'에 올라온 글들. 대부분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을 성토하는 글로 가득차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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