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원 시달리고, 신상공개까지…30대 공무원 숨진 채 발견

김포시청 전경. 김포시청 홈페이지 갈무리
김포시청 전경. 김포시청 홈페이지 갈무리

도로 보수와 관련해 항의성 민원에 시달리다 온라인 카페에 신상정보까지 노출된 30대 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지난 5일 오후 3시 40분쯤 인천 서구 도로에 주차된 차에서 김포시청 9급 공무원 A(30대)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은 유족의 실종 신고를 받고 수색하던 중 A씨의 주검을 발견했다. 경찰은 타살 가능성보다는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김포시는 A씨가 김포 한강로 포트홀 보수 공사와 관련해 항의성 민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포트홀 보수 공사와 관련된 게시글이 올라온 김포지역 부동산 카페에는 A씨의 실명과 부서, 직통 전화번호가 공개되기도 했다.

A씨의 사망 사실을 접한 카페 운영자는 공지글을 통해 "안타까운 소식에 저희 카페가 관련돼 있다는 점에 뭐라 말할 수 없는 죄책감과 슬픔이 밀려온다"며 "앞으로 이런 게시물이나 댓글을 잘 살피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김포시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진상 조사와 더불어 6일부터 사흘간 청사 내 A씨를 위한 추모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공무상 재해 인정 등이 성립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공무원 민원 대응 매뉴얼 보강과 심리 상담 프로그램도 강화할 방침이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지난주만 해도 한 공간에서 함께 일해 온 가족이 허망한 죽음을 맞이한 것에 대해 김포시 전 공무원은 충격과 슬픔 속에 잠겨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불법적이고 악의적인 공격에 법적 대응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포시 공무원 노동조합도 이날 성명을 내고 "개인 신상 좌표 찍기, 악플과 화풀이 민원으로 인해 (공무원이) 생을 마감한 지금의 상황이 참담할 뿐"이라며 "유족의 의견을 존중하고 법적 대응 등 유족 결정에 따라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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