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이크로소프트, 씨젠과 한배 탔다...이유는? 

마이크로소프트, 헬스케어 분야 선점 차원 세계적 기술력 갖춘 바이오기업 발굴 나서 
씨젠의 ‘질병 없는 세상’ 공감...개방형 AI 기반 개발자동화 고도화 
세계적 과학 커뮤니티 리더 스프링거 네이처까지 가세할 경우 3자 시너지 기대 

지난 1월 천종윤 씨젠 대표이사(오른쪽)와 엘레나 본피글리올리(Elena Bonfiglioli) 마이크로소프트 글로벌 헬스 및 생명과학부문 총괄이 기술공유사업(OneSystem™)의 전략적 협력에 관한 협약식에 참석해 서명 후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씨젠
지난 1월 천종윤 씨젠 대표이사(오른쪽)와 엘레나 본피글리올리(Elena Bonfiglioli) 마이크로소프트 글로벌 헬스 및 생명과학부문 총괄이 기술공유사업(OneSystem™)의 전략적 협력에 관한 협약식에 참석해 서명 후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씨젠

국내 분자진단 토탈 솔루션 기업 씨젠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3월 자사가 보유한 신드로믹 정량 PCR 기술을 전세계에 공유하는 '기술공유사업'을 추진한다고 선언한 가운데 지난 1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략적 협약을 맺었기 때문.

씨젠의 기술공유사업은 정확한 조기진단의 대중화와 생활화를 통해서 '질병 없는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 추진하는 씨젠의 글로벌 전략이다. 전세계 100여개국의 각국 국민기업과 함께 현지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과학자와 전문가들에게 씨젠의 독자적인 기술과 노하우를 제공할 계획이다.

씨젠의 든든한 우군 역할을 할 '마이크로소프트'

씨젠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주요 협약내용은 크게 '기술공유사업을 위한 협력과 의료혁신을 위한 공동연구'로 요약된다. 이 가운데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개방형 인공지능(AI) 기술을 씨젠의 개발자동화시스템(SGDDS)에 접목하겠다는 내용이다.

세계적인 분자진단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몸집을 좀더 불려야 하는 씨젠에게 마이크로소프트의 협력은 기술공유사업의 공신력을 높여줄 수 있는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씨젠의 우수한 기술력을 높이 평가해 이번 협력을 체결했으며, '질병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비전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소프트 미국 본사의 최고경영진이 직접 협약에 나선 것은 씨젠의 입장에서 매우 고무적이었을 것"이라며 "글로벌 공신력이 크게 올라간 효과를 얻게 된 기술공유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씨젠, 개발자동화 시대 열어 타 산업군 확장...신사업 영역 선점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씨젠은 바이오 산업에 IT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술력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으로 보인다.

씨젠 기술공유사업의 핵심은 전세계 파트너들이 씨젠의 SGDDS을 활용해 현지 맞춤형 진단시약을 직접 개발하도록 하는 데 있다. SGDDS는 씨젠의 분자진단 제품 개발 노하우가 담긴 자동개발 시스템으로, 제품 개발 과정에서 사람이 관여하는 단계를 혁신적으로 줄여 제품 개발 경험이 적은 사람도 씨젠의 기술이 적용된 신드로믹 정량 PCR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향후 기술공유사업이 전세계로 확대되면 씨젠과 파트너사들을 이어주는 클라우드 IT 네트워크의 표준화와 고도화 작업이 필수적이다.

각 분야에서 세계최고 역량을 가진 마이크로소프트와 씨젠의 개발자동화가 성공할 경우,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이를 토대로 타 산업군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준범 씨젠 기술공유사업 총괄 부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전략적 협력이 향후 다른 헬스 분야에 확장 적용할 수 있는 선례를 남기고 싶어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 연구개발 자동화를 통해 거대한 데이터 레이크를 구축하는 신사업 영역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스프링거 네이처와 3자 시너지 효과 기대감

씨젠은 지난해 6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학술지 네이처(Nature)를 발행하는 영국의 스프링거 네이처(Springer Nature)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세간의 관심을 끈 바 있다. 전세계 과학자와 전문가 네트워크를 보유한 스프링거 네이처와 이번에 체결된 마이크로소프트가 한데 묶이면 기술공유사업의 폭발력은 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씨젠은 '신드로믹 정량 PCR 기술'을 바탕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AI 기반으로 하는 개발자동화 시대를 열고 스프링거 네이처와 전세계에서 상업화될 수 있는 이론과 지식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씨젠과 스프링거 네이처는 지난해 9월부터 신드로믹 PCR 진단시약 15종을 전세계 과학자와 공동개발에 나서는 글로벌 공개모집 프로젝트(Open Innovation Program powered by Seegene)를 진행하고 있다. 15개 과제를 진행할 최종 선정자는 3월중 발표될 예정이다.

씨젠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올해 상반기 글로벌 비전 선포식을 공동 추진하는 한편 연례 심포지엄을 개최한다고 밝히는 등 기술공유사업과 연계된 주요 행사에서 적극 소통하며 협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이같은 움직임에 기대감을 표시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씨젠이 기술공유사업으로 질병에서 자유로운 세상을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바이오업계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AI기술을 접목한 개발자동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전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은 상상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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