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스라엘 '이란에 보복' 재천명…네타냐후 '영리한 대응' 강조

전시내각 '고통스러운 보복' 논의…이스라엘군 "우리가 선택한 때 대응"
시리아 영사관 폭격에 첫 입장 "테러 연루자들 사망…민간인 피해 없어"
러시아·프랑스·영국 등 주요국 "긴장 고조 막아야…양측 모두 자제" 촉구

이스라엘은 15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보복 의지를 재천명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이날 네바팀 공군기지를 찾아
이스라엘은 15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보복 의지를 재천명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이날 네바팀 공군기지를 찾아 "우리는 앞을 내다보고 다음 단계를 고려한다. 이스라엘 영토로 발사한 순항 미사일과 무인기 공격에는 대응이 뒤따를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이란의 직접 충돌로 중동지역의 확전이 우려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보복 의지를 재천명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이란에 대한 보복에 국제 사회의 지지를 촉구했다. 이스라엘의 보복 방식은 역내 전쟁을 촉발하지 않으면서 이란 안팎의 이익시설이나, 사이버 공격 등 다양하게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총리 "영리한 대응" 주문

15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에 영리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보복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영 칸(KAN) 라디오 방송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가 집권여당인 리쿠드당 소속 장관들과 사적으로 만난 자리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는 영리한 대응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에 보복 공격에 나서기 전에 미국이 이란의 재반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사전에 고지할 것을 약속했다고도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국제 사회는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이란의 이번 공격에 저항하기 위해 반드시 뭉쳐야 한다"며 이란 보복에 대한 국제 사회의 지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네타냐후 전시내각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보복 방식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이어갔다.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은 전시내각이 역내 전쟁을 촉발하지 않으면서 이란에는 '고통스러운 보복'을 하는 다수의 보복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전시내각이 이 가운데 미국 등 우방이 반대하지 않는 방식을 선택하려 하나, 이란의 공격을 묵인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분명하고 강력한 대응을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이날 "우리는 앞을 내다보고 다음 단계를 고려한다. 이스라엘 영토로 발사한 순항 미사일과 무인기 공격에는 대응이 뒤따를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이란 이익시설, 사이버 등 보복할 수도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보복 선택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외신이 관측하는 이스라엘의 선택지로는 공개적으로 이란을 공격하는 것부터, 배후를 자처하지 않고 이란 안팎의 이익시설을 공격하는 방법, 사이버 공격 등 다양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란 내부의 군사 목표물이나 기반시설을 직접 공격하는 것은 거의 확실히 전면전을 유발하겠지만, 이스라엘의 일부 강경파 안보기관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을 이란 핵 시설을 추적할 기회로 볼 수도 있다고 전했다.

또 사이버 공격, 시리아 같은 제3국에 있는 이란 자산 타격, 드론 제조 현장 공격 등 배후를 주장하지 않고 스파이 기술과 비밀 행동에 의존하는 '그림자 전쟁' 방식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큰 이익을 위해 이스라엘이 숨 고르기를 택할 수 있다는 제안도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추가 국제 제재를 장려하고 반(反)이란 동맹을 공식화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양보안을 거론하며, 1991년 걸프전 당시 선례를 전하기도 했다.

당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 스커드 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했을 때 매파 이츠하크 샤미르 총리는 미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여 자제력을 발휘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역내 평화조약을 강화하고 국제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와 관련 텔아비브대와 뉴욕시립대 우디 소머 정치학 교수는 WP에 "이스라엘은 어떠한 군사 공격보다 훨씬 더 큰 국제적 이익을 얻었다"며 "오늘날에도 같은 얘기"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스라엘이 가진 선택지는 다양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란의 공습으로 인한 실제 피해는 크지 않았다는 점, 가자지구 전쟁에서 민간인 사상자 증가로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을 받았던 이스라엘이 이번 일로 지지를 얻었다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 야코프 아미드로르는 이스라엘은 이번 일로 이란을 공격할 명백한 정당성을 얻은 반면 이란의 공격은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자 전쟁 종식과 레바논에서의 헤즈볼라 대응 준비 등 본래의 할 일을 하자고 말했다.

소머 교수도 "지금은 어려운 시기이지만 엄청난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스라엘이 장기적인 전략적 고려보다 단기적인 힘의 과시를 우선해 오산한다면 그 기회는 사라질 수 있다며, 절제된 군사적 대응이 세계무대에서 이스라엘에 보상을 주고 미국 및 아랍 이웃국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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