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부모와 함께 나누고픈 북&톡] 인지 과부화 시대, 온전한 나로 서기

디지털미디어 혁명이라고 하지요.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기까지 SNS, 스마트폰, 인테넷, TV의 수많은 정보와 함께 살아가는 요즘입니다. '아는 것이 힘이다' 라는 말처럼 정보는 삶의 힘이 됩니다. 하지만 범람하는 무수한 정보에 이리저리 휩쓸리다보면 이내 주의력이 분산되고 맙니다. 우리의 작업 기억에 흘러드는 정보의 양이 과도해지면 인지 과부화에 걸려 산만해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인데요. 디지털시대의 편리함과 혜택은 적절히 누리면서도 진정한 나를 잃지 않는 지혜에 대해 생각해 볼 때입니다.

'당신의 머리 밖 세상'의 표지

◆ 당신의 주의력은 안녕하신가요?

언제부터인가 TMI(Too Much Information)라는 신조어가 일상에서 공공연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너무 과한 정보'라는 뜻을 가진 TMI는 온갖 알림과 메시지, 알고리즘에 의한 잡다한 정보에 노출돼 살아가는 우리의 시대상을 반영합니다. 실제로 우리 대부분은 누군가와 대화하거나, 휴식을 취할 때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떼어 놓지 못하곤 합니다. 각종 정보로 가득한 디지털 세계가 우리의 정신을 분산시키는 촉매제가 되는 것이지요. 이러한 현상은 비단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닙니다. 주위만 둘러보더라도 대중교통과 거리의 스크린에는 뉴스가 실시간으로 나오고 광고들이 즐비합니다.

'당신의 머리 밖 세상'은 오늘날 우리의 정신을 분산시키는 시대상을 드러내면서 현대인이 겪는 집중력 위기 현상을 조명합니다. 저자는 주의력을 앗아가는 온갖 메시지와 이미지에 둘러싸여 무엇에 온전히 집중할 것인지 선택하는 일조차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주의력 공공재'라는 개념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현대인에게 주의력은 공공재와 다름없기에 대중교통, 극장 등과 같은 공적 공간에서 우리가 어디에 집중할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광고와 상업적 미끼로 우리의 주의력을 앗아가는 현실을 다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요.

'무엇에 집중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개개인의 가치와 자아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나올 수 있는 것이기에 주의력 위기는 곧 개인으로서의 자율과 주체성에 대한 문제로 연결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자는 주의집중의 회복을 통해 궁극적으로 우리가 성취하게 되는 건 '진정한 개인성'이라고 말합니다. 그 무엇에도 몰입하기 어려운 세상에서 '어떻게 '나'로 존재할 것인가?'에 대해 성찰해 보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정리하는 뇌'의 표지

◆ 머릿속과 일상을 정리하는 기술

인생은 크고 작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하지요. 생각해보면 우리는 하루 중에도 수많은 의사결정과 선택의 상황을 마주하면서 살아갑니다.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스마트폰 하나면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이지만,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무엇을 선택해야하는 지에 대한 고민은 이전보다 더 깊어졌습니다. 정보 과잉으로 인해 선택이나 결정을 할 때 어려움을 느끼는 증세를 뜻하는 '햄릿 증후군'이라는 말이 각종 매체에 등장한 것도 이러한 현실을 반증합니다.

'정리하는 뇌'에서는 정보, 물건, 의사결정 과잉 상황이 우리의 머릿속도 주변 환경도 산만해지는 결과를 낳는다고 이야기하면서 정보시대의 인지 과부화 증상을 규명합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신경과학자이자 인지심리학자인 저자는 효율적으로 의사 결정할 수 있는 관건은 뇌의 작동방식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정리하는 습관임을 강조합니다. 특히 정리의 개념을 물건이나 정보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와 같은 사회적 관계의 맥락에도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저자는 온갖 정보들이 우리의 주의를 사로잡으려고 쟁탈전을 벌이는 정보 시대에 가장 긴요한 능력은 중요한 것에만 집중할 수 있는 '주의력'이라고 말합니다. 그런 점에서 중요한 정보를 다룰 수 있는 태도와 능력, 즉 '정보 소양'이 중요하며,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러한 정보 소양과 의사결정 능력을 가르쳐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디지털 시대에 긴요한 의사결정 방법들을 소개합니다. 인지 과부화의 시대, 우리 생각과 인생의 좌표를 바로 잡기 위한 삶의 정리정돈 기술에 귀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요?

대구광역시교육청 학부모독서문화지원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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