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與 구인난 끝에 ‘황우여 비대위’로…"당장 집안 망했는데 2달 허비하나?"

국민의힘, 당 대표 뽑을 전당대회 열기 위한 '관리형 비대위' 선택
당 일각 "황 비대위, 성향 상 혁신 어렵다…당 개혁 동력 잃을까 우려" 평가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이 29일 새 비상대책위원장에 황우여 당 상임고문을 지명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황 상임고문이 이스라엘 연대 지지 모임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이 29일 새 비상대책위원장에 황우여 당 상임고문을 지명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황 상임고문이 이스라엘 연대 지지 모임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29일 황우여 당 상임고문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했다. 관리형 비대위에 어울리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한편으로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을 당 외곽에서 찾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물러났지만, 적어도 원내에서는 "내 탓이오"하고 고백하는 사람은 없었다는 게 중론이다.

이러한 당 분위기 탓에 총선 이후 2달간 원내대표와 임시직 비대위원장은 임명되겠지만, 당 대표가 선출되기만을 기다리며 이렇다 할 개혁 메시지도 없이 시간만 보내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선인 총회에서 황 고문을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한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5선 의원, 당 대표를 지낸 분이고 덕망과 인품을 갖춘 분"이라며 "공정하게 전당대회를 관리할 수 있는 분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황 지명자는 당 전국위원회 등 절차를 거쳐 정식 임명될 예정이다.

황 지명자는 15대부터 19대까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2012년 새누리당 대표, 박근혜 정부 당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임명이 될 경우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변경된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룰을 교체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언론을 통해 "지금 당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선당후사, 선민후당의 정신으로 당을 안정시켜야 할 때"이라고 했다. 당 대표 경선 룰에 대해 "몇 번 룰을 손댄 적이 있었는데 굉장히 예민했다"며 "기존 룰을 전제로 하되 수정·보완할 게 있으면 널리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당시 사회적으로 큰 반발을 불러온 중·고교 한국사 국정교과서 방침을 발표하면서, 박근혜 정부 쇠퇴에 한몫을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안철수 의원은 "무난한 인선"이라며 "낙선자분들까지 다 포함한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당선인 총회에서의 분위기를 전했다. 윤상현 의원은 "합리적인 분"이라면서도 "지금이야말로 혁신·쇄신이 필요할 때인데 결국 관리형 지도부를 하겠다는 것이다. 총선 민의에 남긴 혁신과 쇄신의 방향으로 그려갈지 그건 저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당 관계자는 "황 상임고문의 비대위원장 지명은 당선인들 의중"이라며 "관리형 비대위원장 선택으로 두 달간 시간을 보내며 개혁에 대한 동력이 식을까 걱정된다. (선거 패배에) 책임이 없는 당 대표가 당 내부에 메스를 들이밀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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